[TV리포트=조혜련 기자] 출연한 배우들도 입을 모아 감탄하는 영화 ‘말모이’가 2019년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말모이’ 기자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엄유나 감독과 출연 배우 유해진, 윤계상이 함께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영화 ‘소수의견’ 이후 3년 만에 재회한 유해진 윤계상의 찰진 호흡이 영화를 이끈다. 윤계상과의 재회에 대해 유해진은 “드립 커피 같다는 드립을 날린 적이 있었다. 한 방울 한 방울 모여서 진한 커피가 되듯, 윤계상과도 그런 것 같다. 3년 만에 하니까 ‘동지’란 말이 더 와 닿는 것 같다. 동지 개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감옥소를 밥 먹듯 드나들다 조선어학회 사환이 된 까막눈 김판수 역을 맡았다. 김판수는 덕진, 순희 남매를 키우는 홀아비로 까막눈이지만 말은 청산유수다. 조선어학회에 취직하며 ‘말모이’ 작업에 같은 뜻을 가진 동지로 함께하게 된다.
‘말모이’를 촬영하며 느낌 사명감에 대해 유해진은 “시작할 때는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다. 촬영하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글로만 읽었을 때와, 연기들을 보면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저런 노력을 하셨구나’라고 찍으면서 더 생각이 들었다”라며 “감독님의 생각을 한글로 전해지고, 그 한글을 카메라를 통해 연기한 거다. 우리말이 가지고 있는 맛을 고스란히 담아서, 표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한글이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말을 모아 나라를 지키려는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은 윤계상이 맡았다. 유력 친일파 인사의 아들인 유학파. 아버지의 변절을 부끄러워하는 아들이다. 민족의 정신인 말을 지키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길이라 믿기에 일제에 맞서 주시경 선생이 남긴 원고를 기초로 사전을 만들기 위해, 한글책을 파는 책방을 운영하며 비밀리에 전국 우리말을 모으는 ‘말모이’를 이어가는 인물이다.
‘범죄도시’ 이후 작품으로 ‘말모이’를 선택한 윤계상은 작품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그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재밌었다. 막상 캐릭터를 하다 보니 너무 어려웠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큰 꿈을 가지고 있고, 의지도 컸다. ‘나라면 어떨까’ 생각하면서도 한 없이 모자랐고, 계속 그런 갈등의 촬영이 진행됐다. 그 촬영에 한 신을 버거워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작품을 끝내고 영화를 봤을 때, 배우로서 이 영화를 보지 못하겠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계상은 “배우로서 보면 너무 부끄럽고 모자란 것 같기만 한데, 영화를 보면 그런 게 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모자란 것 같은 내 자신이었다”라며 “이 영화에 류정환으로서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쉽지 않았지만, 이런 영화에 참여할 수 있게 돼 행복한 마음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윤계상은 이번 영화를 통해 우리말의 위대함을 느꼈다고. 그는 “우리나라 말에 대한 위대함, 그런 걸 느꼈다. 단어를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감정을 포함해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우리말의 위대함이 있었다. 감정표현을 정확히 전달하는데 이만큼 좋은 말이 없지 않나 하는 자긍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엄유나 감독은 “우연한 계기로 ‘말 모으기’ 작전에 대한 다큐를 보게 됐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말 지키기에 동참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라며 ‘말모이’를 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극중 인물들에 대해 엄 감독은 “조선어학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극중 인물들은 상상을 더해 만들어진 인물이다. 창씨개명이나, 한글 잡지 중단 등이 딱 그 시기에 시작해서 된 것이 아니다. 창씨개명도 처음 시행됐을 때 장기간의 기간에 걸쳐 비율을 높이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194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다.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걸로 알고 계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포인트에 대해 엄 감독은 “사람이 빛나는 영화가 됐으면 했다. ‘말모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잘 보였으면 했다. 관계들에서 오는 게, 관계를 완성한다고 생각했다”며 “신파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걸 굳이 고민하거나 겁을 먹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만큼, 그 시대에 희생당하신 분들이 많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사망하신 분들도 있다. 상징적인 의미를 가졌으면 했다. 그래야지 아버지로서의 판수, 민중으로서의 판수가 완성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리말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일깨울 영화 ‘말모이’는 2019년 1월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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