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녹두꽃’ 60분 동안 휘몰아쳤다. TV 앞 시청자는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은 125년 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사자후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민중역사극이다.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 분)의 일대기가 아니라 민초들의 입장에서 시대를 보여주는 것이다. 촌철살인 정현민 작가는 살아 숨쉬는 캐릭터, 막강한 스토리를 통해 흡인력 있는 민중역사극을 그려내고 있다.
4일 방송된 ‘녹두꽃’ 7~8회는 이 같은 정현민 작가의 막강한 필력이 아낌없이 빛난 회차였다. 이복형제 백이강(조정석 분)과 백이현(윤시윤 분)의 파란만장한 운명을 휘몰아치는 스토리로 풀어내며, 그 안에 이복형제의 고통과 아픔을 처절하게 녹여내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이날 백이강은 아버지 백가(박혁권 분)에게 이방을 못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머니 유월(서영희 분)과 떠나 살겠다고. 백이강 따귀를 때린 백가는 웬일인지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 꿍꿍이가 있었기 때문. 백가는 유월에게 동학을 믿었다는 누명을 씌워 백이강의 발목을 잡으려 했다. 이를 먼저 눈치 챈 백이현은 형 백이강의 어머니 유월을 데리고 도주했다.
그 사이 백이강은 어머니에게 누명을 씌운 사람을 찾아갔다. 그러나 그는 이미 죽어있었다. 앞서 백이강에게 원한을 산 철두(김도연 분)이 사람을 죽인 뒤 백이강에게 뒤집어 씌우려 한 것. 난투극 끝에 철두까지 죽었고, 결국 백이강은 두 명을 죽인 살인자가 된 채 쫓기게 됐다.
형 백이강 상황을 모른 채 유월을 데리고 도주한 백이현은 전봉준(최무성 분) 덕에 죽음 위기를 넘기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형 백이강이 살인자가 된 채 도주했다는 충격적 상황. 백이현은 형을 살인자로 만든 아버지와 백가 집안에 분노했다. 그리고 눈물 흘리며 슬퍼했다.
같은 시각 백이강은 송자인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뒤 유월과 재회했다. 어머니와 가슴 따뜻한 하루를 보낸 뒤 백이강은 스스로 떠났다. 전봉준을 만나기 위해. 앞서 전봉준은 백이강에게 “거시기는 죽었다”고 말하며, 그의 삶에 큰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후 백이강은 의병이 될 것을 예고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 말미 백이현의 스승이자, 백이현 정혼자의 오빠인 황석주(최원영 분)는 백이현을 징집 대상에 포함되게 만들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의 여동생과 백이현의 결혼을 막으려 한 것. 백이현이 총을 쥔 채 눈빛을 날카롭게 빛낸 엔딩은 그에게 찾아올 슬픔과 비극적 운명을 암시하며 시청자의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다.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마주하게 될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운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현민 작가는 탄탄하고 힘 있는 스토리, 인물들의 처절한 감정선, 휘몰아치는 전개 등을 통해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운명의 시작을 그려냈다. 조정석, 윤시윤 두 배우는 숨막힐 듯 막강한 연기력으로 스토리에 힘을 실었다. 시청자는 형제의 눈물에 함께 울고 슬퍼했다.
형 백이강은 스스로 전봉준을 찾아가 의병이 되겠다 선언했다. 동생 백이현은 추악한 현실에 자조했고 스스로 총을 들었다. 그리고 타의에 의해 징병됐다. 가슴 아프도록 처절한 이복형제의 운명이, 이를 그려낼 조정석 윤시윤의 열연이, 휘몰아치는 정현민 작가의 필력이 궁금하고 기대된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SBS ‘녹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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