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광주에 시방 뭔 일이 있는지 알려야 할 것 아녀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점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 언론시사회에는 장훈 감독과 배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세계로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우연히 돕게 된 택시 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영화는 실화를 토대로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담아낸다.
총성이 오가던 1950년 5월을 스크린으로 소환한 ‘택시운전사’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광주 민주화를 취재하는 독일기자 피터, 그를 태우고 가는 택시기사 만섭, 푸근한 정이 넘치는 택시기사 태술(유해진), 광주 대학생 재식(류준열) 모두 양심과 상식, 인간의 도리에 충실한 인물들이다.
영화는 5.18을 소재로 한 영화들과 달리 광주인이 아닌 외부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때문에 이야기가 기존 5.18 영화들보다 덜 극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존재 그 자체가 드라마인 송강호, 인간미 넘치는 유해진, 실화가 가진 힘으로 채운다.
장훈 감독은 “인물에 초점에 맞춰진 영화다. 우리와 비슷한 보편적인 소시민이 주인공이다. 서울에서 광주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가, 그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지, 광주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는지가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연출 주안점을 둔 대목을 설명했다.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 역시 지옥 같은 광주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앞뒤 따지지 않고 뛰어든 이들의 얼굴이 카메라를 채울 때다.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고도 모른 채 하는 군인, 과자통에 카메라를 함께 숨기는 송강호와 토마스 크레취만, 갓김치를 건네며 푸근한 미소를 짓는 유해진이 그러하다. 진심이 담긴 배우들의 연기에 울고, 웃고, 함께 분노하게 한다. 특히 잔뜩 부은 얼굴로 울먹이는 송강호의 얼굴은 절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송강호는 “‘택시운전사’의 지향점이 있다면 광주의 아픔을 되새기자가 아니라, 아픔 속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그린다는 것이다. 군인, 시민 등 많은 분이 계셨기 때문에 지금의 삶이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작품이 지닌 의미에 대해 강조했다.
장훈 감독은 “한국현대사에 굉장히 슬프고 비극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이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의 모습을 담아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라고 5.18의 잔인함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유를 밝혔다.
영화는 광화문행 손님을 태우고 김사복의 모습과, 김사복을 다시 만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실제 위르겐 힌츠페터의 인터뷰 영상으로 끝난다. 힌츠페터는 지난 2016년 타계했다. 여운이 짙다.
‘택시운전사’는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의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월 2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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