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불확실한 미래, 치열하게 발버둥쳤다”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수성못'(유지영 감독) 언론시사회에는 유지영 감독을 비롯, 배우 이세영, 김현준, 남태부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수성못’은 대구에 위치한 수성못을 배경으로 반도의 흔한 알바생 희정이 수성못 실종사건에 연루되면서 펼쳐지는 생고생을 그린 작품.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광주여성영화제, 제주여성영화제에 초청돼 부조리한 현실을 꼬집은 신인감독의 발칙한 시선으로 호평받았다.
대구 출신인 유지영 감독은 여성으로서 대구에서 살아간다는 것, 대구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영화에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로 녹여냈다. 간절히 원할수록 갈망하는 바와 멀어져 가는 청춘의 아이러니를 시니컬한 유머, 세련된 영상미로 풀어냈다.
유지영 감독은 “그동안 만든 작품이 의도하진 않았지만 모두 여자 주인공이었다. 그것은 내가 특별히 페미니스트라서라기 보다 내가 여성 감독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 작품도 페미니스트적 관점이 뾰족하게 드러나진 않는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지영 감독은 “대구에서 나고 자랐다. 서울하면 떠오르는 장소가 없었다. 영화를 만들 때 장소가 주는 영감이 중요하다. 때문에 첫 장편영화를 만들 때는 꼭 대구를 배경으로 하고 싶었다. 수성못은 어렸을 때 자주 가던 곳, 마음이 어수선할 때마다 찾는 곳”이라고 대구 수성못을 배경으로 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유지영 감독은 “수성못의 오리가 꼭 내 모습 같았다. 20대 때 나는 부단히 대구를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 수성못이 대구, 오리가 나 같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유지영 감독은 “대구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뭔지 생각해봤다. 대구 특유의 보수성, 옥죄는 분위기가 있다. 내가 대구를 벗어나고 싶었던 것처럼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세영은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 오희정 역을 맡아 리얼한 사투리, 섬세한 일상연기를 펼쳤다. 이세영은 “대부분 스태프가 대구 분이었다. 현장에서 바로 수업받고 물어볼 수 있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 대구 사투리를 반복해서 연습했다. 그럼에도 대구 관객분들이 보실 때 몰입이 깨질까 하는 걱정은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 희정 못지않게 치열하게 살았다. 불확실한 미래, 이겨야 하는 현실 속에서 답답하지만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다. 막막했다”라며 “2015년 내 모습을 굉장히 많이 닮았다. 더 와닿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고 털어놨다.
김현준은 엉뚱하고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남자 차영목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집과 도서관만 오가는 책벌레 오희준 역은 남태부가 맡아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수성못’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 유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개봉은 4월 19일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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