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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봉준호 밝힌 #박찬욱 #브래드피트 #칸갈등 #韓개봉[일문일답]

김수정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옥자’를 둘러싼 궁금증이 한 꺼풀 벗겨졌다.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리는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 프로듀서, 최두호, 김태완, 서우식 프로듀서, 김우택 NEW 총괄대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등 할리우드 배우들과 안서현, 변희봉, 윤제문, 최우식 등 한국배우가 출연한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작이다. 제작비는 560억 원이다. 봉준호 감독은 “두렵다. 감독으로서 칸영화제만큼 흥분되는 곳이 없다”라고 칸 초청 소감을 말했다.

제작자들은 봉준호를 향한 경외심을 드러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는 “오래 전부터 봉준호 감독을 흠모해왔다. 봉준호 감독이야 말로 영화의 장인이자 대가”라고 했고, 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 제작자 역시 “브래드 피트를 비롯, 우리는 봉준호 감독을 흠모해왔다. 우리는 스토킹 수준으로 봉 감독의 작품을 봤고, 좋아한다”고 전했다.

‘옥자’는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작품으로는 최초로 칸에 초청돼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반발은 거셌다. 프랑스 극장 협회(FNCF) 측이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영화가 칸에 초청된 것은 위반이라는 성명을 냈고, ‘옥자’가 경쟁 부문에서 제외된다는 루머까지 대두됐다. 결국 영화제 측은 내년 영화제부터는 프랑스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만 칸 경쟁에 초청할 수 있다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측의 임시 비자 발급마저 거부된 상황. 김우택 NEW 대표는 “‘옥자’는 국내에서 6월 29일 넷플릭스와 함께 극장 개봉된다. 상영 기간을 두지 않고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캐스팅, ‘옥자’의 칸 논란에 대한 봉준호 감독과 넷플릭스의 입장, 제작자 브래드 피트,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심도 깊은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 다음은 ‘옥자’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옥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봉준호 감독, 이하 봉) 제목이 옥자다.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굉장히 큰 동물 이름이다. 옥자와 미자의 사랑과 모험을 다룬 얘기다. 사랑의 스토리엔 장애물이 있게 마련이다.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세상을 향한 풍자가 그려진다.

-넷플릭스와 작업한 소감은

(봉) 넷플릭스 덕분에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영화의 제작비가 커서 망설이는 회사가 있었고, 영화의 내용이 과감하고 독창적이라 망설이는 곳이 있었다. 넷플릭스는 두 가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적극 지원해줬다. 창작의 자유, 편집권이 중요한 것 아닌가. 미국, 프랑스를 통틀어 이 정도 제작비의 작품에서 감독에게 편집 전권을 주는 경우는 없다. 이 정도 규모의 영화를 내가 100% 컨트롤할 권한을 줬기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칸 초청 소감은?

(봉) 두렵다. 감독으로서 칸영화제만큼 흥분되는 곳이 없다. 하지만 불타는 프라이팬 위에 올라간 기분이다. 전 세계 영화인이 프랑스 시골 마을에 모여 내 영화를 보는 것 아닌가. 영화를 아름답게 완성했다고 자부한다. 영화를 빨리 공개해야, 영화 얘길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상한 얘기들 말고.

-넷플릭스, 봉준호와 작업한 소감은 어땠나?

(테드 사란도스) 우리 회사, 내 개인적 커리어에 최고의 경험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봉준호 감독을 흠모해왔다. 봉준호 감독이야 말로 영화의 장인이자 대가라고 생각한다. 함께 일할 기회가 굉장히 욕심 났고 하나의 도전이었다.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었다. 창의력을 가진 사람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는 게 제작자의 일이다. 봉준호 감독 덕분에 세상이 더 아름다워졌다.

-플랜B가 봉준호와 제작한 이유는?

(제레미 클라이너) 브래드 피트를 비롯, 우리는 봉준호 감독을 흠모해왔다. 우리는 스토킹 수준으로 봉 감독의 작품을 봤고, 좋아했다. 운이 좋게 ‘옥자’의 시나리오를 볼 수 있었다. 정말 놀라운 작품이다. 재밌고, 비주얼도 대단했다. 그러면서도 정서적으로 풍부했다.

-기존 영화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최두호 프로듀서) 봉준호 감독이 완벽한 통제권을 가졌다. ‘설국열차’ 당시 북미 배급사 와인스타인과 편집권을 놓고 갈등이 있었다.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에게 편집 전권을 줬다. 

-한국 개봉 계획에 대해 밝혀달라

(테드 사란도스) ‘옥자’는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 국에 공개된다. 6월 29일(한국시각) 전 세계 동시 공개다. NEW를 통해 국내에서도 극장 개봉을 하게 됐다. 배급에 있어서도 혁신적 방식을 택했다고 본다. 한국 관객은 극장과 넷플릭스 모두 관람할 수 있다.

(김우택 NEW 대표) 6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와 동시에, 국내에서도 같은 날 극장 개봉한다. 극장 개봉은 상영 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무제한 개봉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NEW는 넷플릭스와 한국 개봉에 대해 면밀하게 많은 회의를 했고, 한국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옥자’를 개봉할 수 있도록 많은 협의 끝이 이러한 결론을 냈다. 스크린수를 논의하기엔 아직 이른 단계인 것 같다. 오늘 극장 개봉 방식이 결정됐다. 6월 29일 개봉 전까지 극장과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칸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자면

(테드 사란도스) 우리도 우리 나름의 예술성 때문에 ‘옥자’를 제작한 것이다. 오랜 전통을 가진 영화제로서 변화를 꾀하는 게 쉽진 않을 것이다. ‘옥자’와 봉준호 감독을 칸에 초청돼 감사하다. 넷플릭스는 계속해 뛰어난 작품을 제작할 것이다.

(봉) 영화를 보는 과정 중 있는 작은 소동일 뿐이다. 심각하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 테드 형님(테드 사란도스)도, 기자님들도 집에서 IPTV도 보고, 극장도 가잖나. 결국엔 극장과 IPTV 모두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것 같다. 때문에 칸영화제 관련 사태도 마음 편하게 지켜보고 있다. 영화의 긴 수명을 놓고 봤을 때는 극장에서 보든, 비행기에서 보든, 집에서 보든 마찬가지다. 극장에서 봤을 때 아름다운 영화가 작은 스크린으로 봤을 때도 아름답다고 본다. 그간의 작업과 다른 점은 없다고 순수하게 영화적 관점으로 접근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을 절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극장과 상호배제적이 아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도 극장 자주 간다. 극장에서 영화 봐야지. 하지만 더 다양한 선택권으로 영화를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캐스팅에 대해서도 밝혀달라

(봉) 틸다 스윈튼은 ‘설국열차’ 당시 워낙 친해졌다. 틸다 스윈튼에게 ‘설국열차’ 내한 당시 내가 그린 ‘옥자’ 그림을 보여줬더니 재밌을 것 같다 하더라. 틸다 스윈튼이 동물 애호가다. 틸다 스윈튼은 단순히 출연 배우가 아닌,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제이크 질렌할도 2007년 처음 만난 후 오며가며 알고 지낸 사이다. 제이크 질렌할에게도 ‘옥자’ 콘셉트 그림을 보여줬더니 마음이 녹아내리는 표정을 짓더니 관심을 보이더라. 캐스팅은 쉽게 이뤄졌다.

-경쟁부문에 홍상수 감독이 올랐고,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봉) 홍상수 감독은 개인적으로 오랜 팬이다. 그 분의 영화르 오랫동안 수집해왔는데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작품 제작 속도를 내고 있다. 

박찬욱 감독님이 심사위원에 있지 않나. 워낙 나랑 잘 아는 사이라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표현을 쓰지 않나. 박찬욱 감독님이 워낙 공명정대한 사람이고, 본인의 취향도 섬세한 분이기 때문에 본인 소신대로 심사하리라 생각한다. 실제 나도 심사의 과정을 잘 알고 있는데, 내 경험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섬세하고 취향있고 예민한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보는 것이다. 어느 누가 선동한다고 해서 쏠리는 건 없다. 다들 고민하면서 순진무구하게 영화보고 자기 의견 얘기하는 과정이다. 여의도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이 일어나는 곳은 전혀 아니다. 

-제작자 브래드 피트도 ‘옥자’를 봤나

(제레미 클라이너) 브래드 피트도 ‘옥자’를 며칠 전 봤다. ‘옥자’ 촬영장에도 왔다. 브래드 피트는 봉준호 감독의 엄청난 팬이다. 브래드 피트는 이 영화를 엄청나게 애정하고 있다. 브래드 피트는 배우로서, 프로듀서로서 독창적인 영화를 추구하는데 ‘옥자’가 바로 그러한 영화다.

(봉) 뉴욕 빌딩 촬영 당시 브래드 피트가 왔다. 멋지더라.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얘길 나누더라. 브래드 피트는 틸다 언니(틸다 스윈튼)과 친하다. 50을 넘은 나이에도 날카로운 턱선을 볼 수 있었다. 자상하고 매력적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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