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성동일의 빛나는 존재감이 ‘미스 함무라비’를 채우고 있다.
성동일은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문유석 극본, 곽정환 연출)에서 이상주의자 박차오름(고아라)과 원칙주의자 임바른(김명수) 사이 현실주의자 한세상(성동일)로 분해 열연 중이다.
극중 한세상은 ‘꼰대’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인생 선배’이자 이상과 원칙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 리얼리티를 더하는 성동일의 연기가 덧입혀져 사람 냄새는 나는 ‘민사 44부’의 재판에 설득력을 높이고 공감을 불어 넣고 있다. 회가 거듭할수록 존재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한세상을 짚어봤다.
◆ ‘민사44부’ 의 중심축, 공감의 핵심
한세상은 이상과 원칙 사이 ‘현실’적인 조언으로 매번 ‘민사44부’의 균형을 잡는다. 공감력 박차오름과 원직 임바른 사이에서 무뎌 보이지만 아이들 학비 걱정을 해야 하는 가장이자 밥숟가락의 무게를 아는 생활인으로서 법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있는 인물. 때문에 증인 재소환에도 고민을 거듭하고, 판결을 내리기 전 심사숙고한다. 결정 앞에 망설이고 최선인지 묻는 한세상의 현실주의는 사람을 향해 있다.
법대 위의 한세상은 ‘짜고 치는’ 재판의 흐름을 가장 먼저 읽고, 때로 농담을 거는 증인에게 ‘누나’라며 능청을 부리고, 적반하장 몸싸움을 묵인하기도 하는 노련함으로 재판을 이끌고 있다. 현실적이고 노련한 한세상이 있기에 때론 실수하고 넘어져도 중심을 바로잡을 수 있는 청춘 판사들은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타인과의 조율을 배우며 성장해 나간다.
◆ 청춘의 패기에 날개를 달아주는 ‘진짜’ 인생 선배
과로로 아이를 잃은 동료 판사 사건에 분노한 박차오름이 연판장을 돌리려 나설 때 한세상은 “돌출행동하지 말고 기다려라”하며 막아섰다. 여느 부장 판사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그의 행동에는 진심이 있었다. 다른 부장판사들이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우며 변화 앞에 뒷짐만 지고 있을 때 한세상은 아이 잃은 배석은 나 몰라라 하고 자신을 찾아온 성공충(차순배)을 다그치고, 부장들의 이야기를 듣기에 앞서 행동한 박차오름의 잘못을 짚어줬다. 자신의 조언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음에도 박차오름과 임바른에게 힘을 실어주려 동료 부장 판사들을 이끌고 전체 판사회의에 등장한 한세상은 믿고 신뢰할 만한 ‘진짜’ 인생 선배였다.
◆ 볼수록 정감 가는 따뜻한 ‘꼰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으면 된다”는 시대착오적 발언을 일삼는 ‘꼰대’로 보이지만 한세상의 거친 언행은 아랫사람만을 향하는 권력 남용은 아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지위 고하도 막론한다. 동료 부장판사들이 벌벌 기며 용비어천가를 외치는 수석부장(안내상)의 오찬 연설을 끊고, 회식 중에도 칼같이 퇴근하는 이도연(이엘리야)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맹사성(이철민)의 불만을 단칼에 자르는 사이다 면모가 공존한다.
“그게 큰 잘못인 줄 모르고 살아온 세대들, 세상이 바뀌는 걸 미처 따라잡지 못한 세대들”이라며 자신을 포함한 ‘꼰대’들을 연민하기도 하지만 힘을 가진 위치에 있다고 후배들에게 공감이나 이해를 강요하지 않는다. 외골수이자 괴짜일지언정 쉽게 이해하기 힘든 박차오름과 임바른의 이야기에 먼저 귀를 기울이며 세대 간의 소통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후배들을 보며 초임 시절을 돌아보면서 반성하는 한세상의 변화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면모 덕분에 더욱 유의미하다.
‘미스 함무라비’ 제작진은 “성동일의 연기가 주는 리얼리티 덕분에 한세상이라는 인물의 매력과 존재가치가 살아난다. 리얼리티를 높이고 극의 중심을 탄탄히 잡는 성동일의 존재감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주요한 포인트다. 민사 44부의 중심을 잡고 현실적 공감을 불어넣는 한세상의 활약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미스 함무라비’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JTBC ‘미스 함무라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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