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배우 차예련, 가수 비, 마마무 휘인이 래퍼 마이크로닷, 도끼에 이어 부모의 과거 빚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빚, 같은 잘못? 하지만 차예련, 비, 휘인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다르다.
연예계 ‘빚투’ 사태는 마이크로닷으로부터 시작됐다.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20년 전 충북 제천 송학면에서 이웃 주민, 친척, 친구들의 돈 약 20억원을 빌려 도주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사실 무근이다.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최초 입장을 밝힌 마이크로닷은 피해자들이 인터뷰를 통해 직접 폭로를 하고 고소장이 등장하자 “부모님께 피해를 입으셨다고 말씀하신 분들은 직접 만나뵙고 말씀을 듣겠다. 부모님과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까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아들로서 제가 책임져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공식 사과를 했다.
하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마이크로닷은 “이 일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며 그 역시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결국 진정성 논란까지 불거졌고 마이크로닷은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이어 도끼의 어머니에게 과거 1000만원을 빌려줬지만 받지 못했다는 피해자가 등장했다. 도끼는 SNS을 통해 즉각 대응에 나섰다. 그는 “어머니는 사기를 친 적 없고 잠적한 적도 없다. 그 돈으로 금수저로 살아간 적도 없고 저희는 여기있다”면서 “마이크로닷 사건과 엮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끼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천만원은 적지 않은 돈이지만 내 한 달 밥값과 비슷하다. 천만원으로 우리 인생이 바뀌겠냐”고 말한 것이다. 천만원을 한 달 밥값에 비유해 ‘인성 논란’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도끼는 어머니의 채무를 원만히 해결했고 “서로 오해했던 부분을 풀었고 아들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안고 피해자분과 원만히 합의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역시 도끼를 향해 “그는 정중하고 진솔했다”고 해명하며 논란이 일단락 됐다.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의 부모가 과거 자신의 부모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잠적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재됐다. A씨에 따르면 1988년 서울 용문시장에서 떡 가게를 했던 비의 부모가 쌀 가게를 하던 자신의 부모에게 약 1,700만원 어치의 쌀과 현금 800만원을 빌렸지만 아직까지 갚지 않았다고. 이와 함께 약속 어음도 공개됐다.
이에 대해 비의 소속사 레인컴퍼니 측은 지난 27일 “현재 해당 내용에 대해 정확한 사실 여부를 파악 중에 있다”면서 “상대 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고인이 되신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이라 빠른 시일 내에 당사자와 만나 채무 사실 관계 유무를 정확히 확인 후 원만히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28일 레인컴퍼니 측은 “당사자인 비의 모친이 이미 고인이 되신지라 정확한 사실관계의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코자, 당사 대표 와 비 부친이 상대 측과 직접 만나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것으로 확인됐다. 허나, 만난 자리에서 차용증은 없었으며 약속어음 원본도 확인하지 못했고 해당 장부 또한 집에 있다며 확인 받지 못했다”며 2차 입장을 냈다.
또한 “피해 주장 당사자 분들은 비 측에게 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폭언 과 1 억 원의 합의금을 요청했다. 결국 만난 자리에서 정확한 자료는 직접 확인할 수 없었으며 이는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이에 당사와 소속 아티스트 비 는 상대측이 주장하는 채무 금액에 대해 공정한 확인 절차를 통해, 확인되는 금액에 한에서, 비 본인이 아들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액 변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마마무 휘인의 아버지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에 따르면 휘인의 아버지는 A 씨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화물 알선소를 후불결제로 이용했지만 대금 지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결국 A씨의 아버지는 화물 기사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암선고까지 받고 사망했지만 아직까지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휘인은 “저는 친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부모님은 2012년 이혼을 했고 아버지와 떨어져 살았지만 그 이전까지 많은 피해를 어머니와 제가 감당해야 했다. 현재 저는 친아버지가 어디에 사시고, 무슨 일을 하시고, 어떻게 지내시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이런 상황 속에서 피해 사실을 접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가족들과 상의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문을 공개했다.
휘인에 이어 차예련의 아버지 사기 행각까지 알려졌다. 차예련의 아버지 박 모 씨가 2015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사기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은 것. 이 사건의 피해자가 이에 대해 “이 사건으로 저희 부모님은 평생 동안 피 땀 흘려 모으신 노후 전 자금을 날렸다”고 호소했다.
차예련은 이에 대해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19살 이후 15년 간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살았다고. 특히 데뷔 후 10년 간 아버지의 빚을 갚는데 노력을 했다며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조차 두려웠다. 하나의 빚을 갚으면 또 다른 빚을 갚는 생활을 반복해야했다”면서 지금까지 갚아온 아버지의 빚이 약 1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차예련의 안타까운 가정사가 뒤늦게 알려졌다.
마이크로닷으로 시작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연예계 빚투 사태. 하지만 이를 향한 온도차는 다르다. 마이크로닷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 차예련, 휘인, 비에겐 응원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사건 자체와 그것을 대하는 이들의 태도가 달랐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20년 전 피해자들의 돈을 들고 해외로 도주했다. 당시 5살이었던 마이크로닷. 분명 피해금액으로 그 역시 호의호식을 누렸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그가 수차례 방송에서 말했던 가족의 부유함. 빚을 충분히 변제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를 외면했다는 것이 비난의 이유가 됐다. 또한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이 아닌 “사실 무근, 법적 대응”이라는 단어를 올렸다는 것 또한 문제였다.
반면 비는 상황이 달랐다. 피해자가 주장하는 채무자인 비의 어머니는 사망한 상태. 사건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그가 데뷔 초까지 힘든 가정형편 때문에 고생을 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머니가 투병 중이지만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치료 조차 제대로 받지 못할 정도였다.이는 당시 비의 집안이 고의적으로 빚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휘인과 차예련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피해자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채무로 혜택를 누린 것은 커녕, 아버지의 사기 행각과 무책임한 모습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입어왔다. 또한 사건이 알려지자 숨겨졌던 가정사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즉각 사과에 나섰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응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빚투’라는 이름으로 쏟아지는 폭로들. 하지만 이를 향한 대중의 비난이 다른 이유가 있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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