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부산행’ 폭발적 반응후 ‘악인전’..남다르죠.”
23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 영화 ‘악인전'(이원태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 국내 취재진 기자간담회에는 이원태 감독을 비롯, 배우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가 참석했다.
‘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됐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마동석)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미친개(김무열),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살인마 K(김성규)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뤼미에르 기립박수…이런 대우 받아도 되나 싶었어요.”
‘악인전’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이다. 지난 22일 오후 10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회를 열었다.
마동석은 “어제 뤼미에르 대극장에 입장하는데 몇 천 명(2309여 명) 관객이 우리를 기다려주고 박수를 쳐주는데,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나 싶었다. 영화에서 나를 받쳐주기도 하고 밀어주기도 했던 분들, 살면서 도움을 줬던 분들을 대신해 칸영화제를 찾았다고 생각하고 즐겁고 당당하게 하려고 했는데도 사실 움찔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원태 감독은 “뤼미에르 대극장 들어갈 때 시나리오 구상할 때부터 후반작업할 때까지 시간이 떠오르며 그 시간을 보상받는 기분이 들더라. 그 순간만큼은 많이 행복했다. 칸이 꼭 꿈은 아니었지만, 권위 있는 영화제에 출품을 하고 인정받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늘 상상해왔기에 충분히 보상받는 느낌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무열은 “존중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존중하는 자세 자체가 작품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연관돼 있지 않나. 우리는 작품을 관객들에게 드리는 것이고, 작품이 관객의 것이 됐을 때 더 소중해지고 귀중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감하게 되니 더 놀랍고 귀한 경험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김성규는 “일부러 미리 영상을 다 찾아봤다. 엄청 많은 분이 박수를 친다고 하는데 그게 어떨까 싶었다. 그럼에도 체감이 안 됐다. 얼핏 앞으로 이런 시간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싶더라. 이 시간을 조금 더 간직하면 좋은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저를 보면 ‘부산 가는 기차'(Train To Busan)이라고 해요.”
마동석의 할리우드 진출에는 영화 ‘부산행'(연상호 감독)이 있다. ‘부산행’은 2016년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돼 그야말로 ‘역대급’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부산행’은 역대 미드나잇 스크리닝 상영 가운데 최고의 반응이었다. 연상호 감독은 다음에는 경쟁 부문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찬사를 전했다.
상영 내내 고요했던 ‘악인전’과 달리 ‘부산행’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특히 마동석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객석에서 환호와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악인전’이 2주차 수요일 상영된 것과 달리 ‘부산행’은 첫주 금요일 밤, 영화제의 열기가 가장 고조된 날 상영된 것만 봐도 사뭇 다른 온도차를 짐작하게 한다.
마동석은 “‘부산행’이 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넷플릭스로 넘어가면서 더 많은 사람이 보게 됐다. 그 전에도 미국쪽과 소통하고 작품 얘기를 하기도 했지만 ‘부산행’ 이후 더 적극적으로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내가 놀랐던 것은 필리핀 작은 섬 보홀에서도 그랬고, 미국 현지 사람들도 나를 보고 ‘부산 가는 기차'(Train To Busan, ‘부산행’ 영제)라고 얘기했다. 그것이 굉장히 신기했다”라고 밝혔다.
또 마동석은 “때문에 이번 ‘악인전’ 칸 상영이 조금 더 다른 의미가 있었다. ‘부산행’ 때 못 왔는데, ‘악인전’을 위해 에너지를 모았다가 한 번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마동석은 경쟁부문 초청작인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깜짝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마동석 팔에 매달리는 포즈로 사진을 찍어 웃음을 남겼다.
이에 대해 마동석은 “평소 봉준호 감독님 팬이다. 존경하는 분이다. 한국에서도 뵙기 힘든데 이렇게 칸에서 만나게 됐다”라면서 “봉준호 감독님께서도 체구가 크지 않나. 내 팔에 봉준호 감독님이 매달린 소감은 나도 무거운데 그분도 무거워서 굉장히 둘이 같이 무거웠다. 즐겁지만 무거웠다”라고 재치 있게 답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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