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이’ 연기神 이병헌-박정민 믿은 윤여정, 진짜 덕 볼까 [종합]

이우인 기자 2017.12.18 조회수

[TV리포트=이우인 기자] “이병헌 박정민이 출연한다고 해서 덕 좀 보려고 출연했어요.”

배우 윤여정이 ‘그것만이 내 세상’의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 신(神) 이병헌과 차세대 연기 신 박정민이 형제로 만났다. 윤여정의 결심을 이들은 배신하지 않을까.

18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최성현 감독, 배우 이병헌 박정민 윤여정이 참석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히말라야’ ‘공조’까지 흥행 연타석을 이어가고 있는 JK필름의 2018년 첫 작품.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 등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이병헌이 친근한 동네 형으로, ‘파수꾼’ ‘전설의 주먹’ ‘동주’를 통해 연기파 배우로 떠오른 박정민이 서번트증후군 동생으로 색다른 변신을 해 주목받고 있다.

이병헌은 “작품 선택의 기준은 시나리오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라며 “오랜만에 하는 캐릭터라 연기하기가 신나겠단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내 전작들을 보면서 이 영화의 캐릭터를 떠오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으로 떠올렸다는 게 감사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정민은 “시나리오를 원래 한 번에 잘 못 읽는 편인데, ‘그것만이 내 세상’은 그날 따라 웃으면서 울면서 한 번에 다 읽어 내려갔다”라고 말했다. “제가 시나리오를 선택할 입장은 아니기 때문에 이 영화를 제가 하지 못 하게 되면 속이 상할 것 같아서 매니저 형님을 졸랐다”고 배역을 따내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병헌과 박정민은 연기 신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배우. 두 사람의 만남은 어땠을까.

이병헌은 “‘파수꾼’과 ‘동주’를 보며 저 친구가 누굴까 궁금했다. 배우로서 기대감과 긴장감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시상식에서만 몇 번 만났는데, 과연 어떤 케미를 그려낼 수 있을까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박정민은 “만인의 롤모델인 선배님을 만나서 영광이다. 대학교 2학년 때 이병헌 선배님과 연극하는 꿈을 꾼 적이 있다”라며 “실제로 만나게 돼서 긴장감이 앞섰다.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겼다”고 이병헌과 호흡하게 됐을 때의 감정을 밝혔다.

박정민의 말에 이병헌은 “박정민을 괴물같은 신인인 줄은 알았는데, 막상 호흡해 보니 내가 오히려 누를 끼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배우였다”고 극찬했다.

이들의 엄마 역할로 등장한 윤여정은 “시나리오를 30페이지 읽고 있을 때 이병헌이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병헌 박정민 너무 잘하는 배우란 걸 알고 있어서 두 사람 덕 좀 보려고 했다. 덕을 받는지 안 봤는지는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경상도 사투리 연기를 구사해야 했던 윤여정. 그녀는 “반쯤 촬영했을 때 서울말 할껄, 하며 후회했다. 그 지방 사람이 아니면 흉내만 내서는 안 되는 일이더라. 경상도 사람이 보면 흉볼까 걱정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하는 윤여정을 보며 이병헌은 “굉장히 무서운 분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유쾌하고 농담을 많이 하시는 선배님은 처음 봤다. 정말 분위기 메이커였다”라며 “연기 측면에서 놀란 건 순간 몰입도가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이래서 윤여정 선생님 하는 구나 했다”라고 극찬했다.

이날 메이킹 필름에서는 이병헌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언급하는 장면이 등장,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병헌은 “촬영하면서 한 번 더 하려고 하면 윤여정 선생님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받으려고?’라고 말씀을 하셨다. 너무 자주 하셔서 한 번 더 하고 싶은 것도 그만둔 적도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그런데 윤여정 선생님이 미국 드라마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고 해 배신감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박정민은 “내년에 아주 웃으면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우리 영화로 시작할 것 같다고 기대가 된다. 많은 분이 극장에 찾아와서 봐주시길 바란다. 그런 영화가 나왔다고 자신한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결핍과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며 “결핍과 상처가 영화를 보는 동안 치유될 수 있는 희망적이고 감동을 줄 영화라 생각한다. 새해 2018년에 그런 영화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뜻깊다고 생각하고, 많은 분이 관심 갖고 봐줬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