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성민주 인턴기자] “우리는 ‘터미네이터’ 시절 바로 직전에 살고 있다. 1984년도만 해도 AI는 판타지였는데 이젠 과학자들과 연구자들이 실제로 인공지능을 만들어낸다. 인공 슈퍼 인텔리전스까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창조자 제임스 카메론이 ‘터미네이터’ 시대가 코앞이라며 이번 작품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25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 라이브 컨퍼런스에 제임스 카메론이 함께했다. 이날 라이브 컨퍼런스는 제임스 카메론이 뉴질랜드에 있어 영상 연결로 진행됐다.
영화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는 심판의 날 그 후,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저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 분)가 새로운 인류의 희망 대니(나탈리아 레이즈 분)을 지키기 위해 터미네이터 Rev-9(가브리엘 루나 분)과 맞서는 액션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는 시리즈 원작자 제임스 카메론과 원조 사라 코너 린다 해밀턴의 28년 만 귀환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작품은 ‘터미네이터’ 시리즈 1, 2편의 오리지널 세계관과 타임라인을 잇는다.
# 인간과 기술 관계 다룬 ‘터미네이터’
제임스 카메론은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오랜만에 돌아온 소감에 대해 “‘터미네이터’로 오랜만에 돌아와서 어색하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돌아온 건 내가 복잡한 미국 저작권법을 뚫고 다시 권리를 되찾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1, 2편에 기반한 에너지의 귀환을 꿈꿨다”고 밝혔다.
그는 새 ‘터미네이터’ 영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원자력이 발전되었을 때도 사람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사람들은 그걸로 폭탄을 만들었다. 나는 아직 인공지능에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제임스 카메론은 “‘다크페이트’는 인공지능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진 않지만, 인간과 기술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리지널 ‘터미네이터’의 테마가 오늘날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며 “T-800의 ‘운명을 믿느냐?’는 질문은 모든 인류가 매초 운명을 만들어나간다는 걸 믿느냐는 뜻이다. 나는 그런 부분을 믿는다. 우리는 자신을 구해야 한다. 모든 영화에서 그런 메시지를 던졌고, 요즘 특히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원작 살리기+독창성
제임스 카메론은 제작에 주안점을 둔 부분을 묻자 “‘터미네이터’ 1, 2편에서 관객들이 좋아했던 장면들을 살리면서도 어떻게 독창적으로 비틀어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팀 밀러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고 그래서 그를 믿고 이야기를 하며 독창적으로 해달라고 했다. 그에게 ‘1, 2편처럼 만들어달라’고 얘기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생각보다 많이 확장된 것 같다. 진정한 ‘터미네이터’ 팬이라면 만족할 거라고 생각한다. 후속편들에서 많이 조정하다 보니 실패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캐릭터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제임스 카메론은 새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제작 과정에서 스카이 댄스 프로덕션의 제작자가 나를 불러 기존의 팀에 내가 합류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팀 밀러가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할 것도 없다’며 합류했다. 액션도 알고 유머도 알고 에지도 있는 좋은 친구다. 즐겁게 팀을 이뤄서 작업했다”고 연출 팀 밀러 감독을 치켜세웠다.
이어 “그전에도 팀 밀러와 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영화 ‘데드풀’ 스크립트를 보고 재밌다고 생각했고 20세기 폭스사에서 이걸 만들도록 그를 도왔다”고 팀 밀러 감독과의 인연도 공개했다.
# “여성 서사? 남성 액션은 수천 편 있어”
‘터미네이트’ 시리즈에 유독 여성 서사가 강조됐다는 평에 대해 제임스 카메론은 “그레이스와 대니 두 캐릭터를 정말 좋아했다”며 “쇼비니즘적인 사람들이 ‘남자 캐릭터는 왜 없냐’고 얘기한다. 남자들이 나오는 액션 영화들은 이미 수천 편 있다”고 소신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여성이 여성의 서사를 얘기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도 작가와 프로듀서로 내가 할 일을 하며 똑똑한 여성을 담을 것이다. 결혼 4번 해서 여성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라틴계로 설정된 대니 캐릭터를 통해 인종과 젠더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또 린다 해밀턴이 63세에도 액션 리더로도 나왔다는 게 가장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양성에 대한 시도를 강조했다.
# “후속편도 원해”
제임스 카메론은 영화의 엔딩에 대해 “후속으로 연결되는 오픈 엔딩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가 잘 되면 후속편을 만들 수도 있다”고 귀띔하며 “속편을 만든다면 대니와 사라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다. 모든 여배우가 다시 돌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놀드도 나와야 할까?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다”며 기자들에게 동의하면 손을 들어 달라고 요청하고는 “다수결로 아놀드도 나오라고 하겠다”고 해 재치를 뽐냈다.
# 오랜 친구, 린다 해밀턴과 아놀드 슈왈제네거
제임스 카메론은 “린다와 아놀드 둘 다 오랜 친구라 얼마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감동이다. 린다는 1년 동안 액션을 준비했고 아놀드는 심장 수술에도 불구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린다 해밀턴과 아놀드 슈왈제네거에게 감사를 표했다.
린다 해밀턴은 제임스 카메론의 설득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임스 카메론은 “린다와 결혼도 한 번 했다. 딸도 하나 있다”고 거침없이 털어놓으며 린다 해밀턴을 설득해 시리즈에 합류시킨 과정을 밝혔다.
제임스 카메론은 “린다는 아이디어 단계에서 합류할 사람이 아니고, 정확한 비전이 있어야 참여할 것이기 때문에 몇 주 동안 제작진과 스토리 라인을 열심히 짰다”며 “그에게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합류할 시의 장단점을 2페이지씩 쓴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린다가 ‘YES’라고 하진 않았고 ‘NO’라고 하진 않는 정도까지 만들었다. ‘팀 밀러를 만나보겠다’고까지만 인도를 했다. 나머지는 팀 밀러가 한 것 같다. 완전히 끝난 스크립트 없이 사인해야 했지만 나와 팀이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성민주 기자 meansyou@tvreport.co.kr / 사진=영화사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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