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민지 기자] 배우 구혜선이 작가로 돌아왔다. 새 개인전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비친 것. 지난 2017년 방송된 tvN ‘신혼일기’ 출연 이후 약 1년 반 만의 활동 재개다. 구혜선은 오랜만의 활동에 설렘과 긴장이 가득한 표정으로 세상을 떠난 반려견부터 남편 안재현의 근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7일 서울 마포구 진산갤러리에서 구혜선의 새 전시회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 개최 기념 인터뷰가 진행됐다.
구혜선은 “컬러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색깔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 블랙으로 하게 됐다. 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그림을 거려서 ‘적막’이라는 주제를 가져왔다. 키우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난 후에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그 상태로 그림을 그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소중한 반려견의 죽음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는 구혜선. 그는 “지금은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 당시에는 2-3주 정도는 앓아 누웠던 것 같다.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병원치료도 받고 약도 먹었다. 그렇게 몸살을 앓다가 다른 반려동물들도 보살펴야 하니까 엄마로서 이겨내려고 했다. 떠난 반려동물에 대한 집착을 조금 놓으려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림 자체는 제가 가지고 있는 강박적인 것들이 습관화돼서 앞으로 인생에서 뭘 해야겠다 싶은 것들이 많이 표현이 됐다. 반려동물을 잃은 후에 더 어두운 것이 많이 표현된 것 같다. 눈 앞이 캄캄했던 현실이 반영된 추상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며 전시회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또 “전시회의 제목인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의 ‘너’의 의미는 반려동물을 포함한 제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다”고 덧붙였다. 구혜선의 남편이자 배우인 안재현 또한 구혜선이 사랑하는 대상들 중 하나일 터. 이날 안재현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구혜선은 “(안재현은) 오늘 제가 뭐 하러 가는지 모를거다.(웃음) 제가 따로 말을 안 해서. 안재현 씨가 작품 준비하시고 몸 키우려고 운동하느라 얼굴을 잘 못 봤다. 아마 오늘 기사가 나가면 제가 뭘 하고 왔는지 알 것 같다”며 안재현의 근황을 전했다.
최근 HB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이적한 구혜선. HB엔터테인먼트에는 안재현도 함께 속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구혜선은 “결혼 전에는 저만 생각하고 일을 했는데 결혼 이후에는 아무래도 남편의 상황을 고려하게 되더라. 사실상 제가 하는 일이 남편의 일에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고 연기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선택하게 됐다”며 소속사 이적에 안재현의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새 둥지를 찾은 후 첫 행보로 작가를 선택했지만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바로 배우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구혜선은 “배우에 집중하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다. 많이 고민하고 있고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 했던 것들이 아닌 새로운 것들을 도전해보고 싶다. 상황과 제 마음가짐 같은 것들이 다 맞아들어야 될 것 같다. ‘그림 다시 안 그리려고 했는데 또 그리고 있네’라는 생각도 들었다.(웃음) 이 전시회가 끝나면 배우로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것 같다. 전시를 할 때는 배우 구혜선보다는 작가 구혜선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서울 종로구 라 메르 갤러리에서 개최한 ‘탱고’로 작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은 구혜선은 지금까지 총 13번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어느새 데뷔 10년 차 작가가 됐다.
지금은 작가 구혜선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졌지만 첫 개인전을 열었을 당시 배우가 작가의 영역에 발을 내딛는 것에 대한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인 편은 아니었다.
이에 어떤 심경이었는지 묻자 구혜선은 “사실 저는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을 힘으로 작업했던 것 같다. 인정받지 못하는 감정이 오히려 큰 힘이 됐다”며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20대 때는 부정 당하는 게 슬프기도 했다. 내가 뭘 잘못 했나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저를 돌아보는 데 있어서 굉장히 객관적인 사람이 됐다.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이 오히려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 같아도 내가 싫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구혜선의 개인전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은 오는 7월 28일까지 진산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김민지 기자 fiestaya@naver.com/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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