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이것이 바로, ‘3無 스릴러 드라마’의 위엄!”
OCN ‘구해줘’가 잔인한 장면 없이 소름을 유발하는 신개념 스릴러 장르를 개척하며 장르물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OCN 오리지널 드라마 ‘구해줘’(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수/ 제작 히든 시퀀스)는 부모에 의해 사이비 종교 구선원에 들어가게 된 임상미(서예지)가 참혹한 내부 현실을 마주하면서 사이비에 대한 공포심과 적대감을 지니게 되고, 이에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방송 초반부터 교주 백정기(조성하)가 임상미에게 은근한 사심을 드러내는 장면을 비롯해 조완태(조재윤)의 이중성 등 사이비의 현실적인 민낯을 고발하며 시청의 묘미를 더하고 있다.
더욱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구해줘’는 스릴러물에서 자주 쓰이는 소재와 연출을 배제한 채, 잔인한 장면 없이도 시청자들이 느끼는 무서움을 극대화하고 있어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구해줘’에는 한여름 납량 특집 드라마의 절대 소재인 귀신이 나오지도 않고, 스릴러에 자주 등장하는 싸이코 패스 연쇄살인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토리가 등장하지도 않다. 또한 피가 난사하는 하드고어 장면도 찾아보기 힘들 뿐더러, 심지어 위기에 빠진 여자 주인공 임상미가 생명과 직결된 직접적인 위협을 당한 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해줘’가 스릴러 강자로 우뚝 선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연출에 있다. 시청자들의 소름을 유도하기 위해 실험적인 구도를 마다하지 않는 등 촬영에 공을 들이고, 카메라에 필터를 입혀 오묘한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는 것. ‘구해줘’ 제작진 측은 “임상미의 겁에 질린 표정이나 조완태의 비릿한 미소 등 배우들의 극적인 표정을 드러내는 클로즈업 컷을 종종 사용한다”며 “특히 영부 백정기의 얼굴 뒤로는 하얀 빛이 번져 보이는 연출을 가미해, 사이비 교주의 신비스러우면서도 악한 면을 극대화하는 장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음향의 적절한 사용도 ‘구해줘’의 스릴러 묘미를 배가시키는 장치다. 임상미가 구선원 승합차에서 탈출해 전력 질주하는 장면이나, 아버지 임주호가 임상미를 굴복시킨 채 기도를 하는 신 등에서 긴장감이 넘치는 BGM을 사용해 시청자들의 두려움을 더했다. 특히 20일 방송된 ‘구해줘’ 6회에서는 임상미를 집 방에 가둔 채 분노의 기도를 하며 액자의 못을 박는 임주호의 망치질 소리만으로도 극도의 공포를 유발했다. 제작진은 “초반에는 잔잔하게 몰아가다가 생각하기 힘든 부분에서 최대치의 음향 효과를 넣어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공포영화 음향 기법을 사용해 몰입도를 높이게끔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현실감 넘치는 대본과 이를 구현하는 조명 및 촬영의 힘 역시 사이비 스릴러 ‘구해줘’가 지닌 큰 무기다. 극중 임상미를 제외한 구선원의 모든 인물들은 정구의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임상미를 지켜줘야 하는 가족마저 점점 비정상적으로 변해간다. 때문에 “우리도 정구처럼 될 수 있다”고 울부짖는 임상미의 모습을 TV 밖에서 지켜보는 시청자들까지도 공포에 시달리는 것. 촬영팀과 조명팀은 사이비의 음산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채 고민을 거듭하며 색보정 작업에 공을 들였고, 여기에 실제 사이비 교단을 연상케 하는 구선원 세트의 디테일함이 합쳐지면서, 탐사보도 프로그램 못지않은 리얼함을 안기고 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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