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사랑의 온도’에서는 사랑부터 연민, 후회, 질투에 이르는 수많은 감정이 그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감성과 공감을 저격한 이유, “인물들의 일관된 감정선이 구멍 없는 연기에 덧입혀져 인물들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는 평이다.
앞서 서현진은 ‘사랑의 온도’(극본 하명희, 연출 남건, 제작 팬엔터테인먼트)를 “감정선 자체가 사건인 드라마”라고 밝힌 적 있다.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오며 드라마의 중반부에 들어선 지금, 5년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세밀한 감정선과 중심을 잃지 않는 인물들의 일관성으로 인해 스토리가 흥미롭게 흘러가고 있는 것. 이에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인물들의 감정과 온도차를 분석해봤다.
5년 전, 이현수(서현진)와 온정선(양세종)은 사랑하지만 헤어졌다. 끝까지 붙잡지 않을 만큼의 사랑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현수의 성격과 남자에 의존하는 엄마 때문에 사랑에 매달리지 않는 정선의 사연은 이별의 이유가 됐다. 그러나 5년 전의 설렘을 향한 후회와 그리움은 이들의 재회를 응원하는 원동력이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고도 그 사람을 향해 직진하고 있는 박정우(김재욱)와 지홍아(조보아). “난 될 때까지 제안해요. 내가 원하는 건. 그리고 갖죠”라는 도전적인 성격의 정우는 사랑하는 현수를 옆에 두고 4년을 지켜봤다. 그러니 “현수가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이 아끼는 동생 정선이라고 해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게 정우답다”고. 또한 이기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언제나 자기감정에 솔직한 홍아는 “지금도 언니 좋아해. 좋아하는데 질투가 났어. 언니한테 질투하는 내가 싫었어”라고 털어놓았다. 어떻게 해도 무너지지 않는 정선의 철옹성이 나를 향한 미움으로 변화했고,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표출시킨 것.
또 한명의 이기적인 정선의 엄마 유영미(이미숙)에게도 사연은 있다.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안내상)과 이혼한 후 쉽게 남자를 만나고 그들에게 의존하는 생활을 하는 영미. “언제나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모성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정선 역시 자신의 발목을 잡는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아빠에게 맞던 엄마에 대한 기억은 영미를 완전히 내치지 못하게 했다.
이밖에도 호구를 자처하면서도 홍아의 사랑을 얻고 싶은 수셰프 원준(심희섭)의 사랑, 아이처럼 칭얼대며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도 많은 준하PD(지일주)와 그런 그를 구박하면서도 해달라는 건 다 해주는 착한 마음을 가진 보조작가 경(이초희)이 싸우며 쌓아가고 있는 정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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