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마더’가 이보영과 허율이 처음 만났던 1화의 대사들 속 촘촘히 깔렸던 복선들을 공개했다.
tvN 수목드라마 ‘마더’(연출 김철규/ 극본 정서경/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수진(이보영)과 혜나(허율)가 선생님과 학생으로 마주했던 1화에서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갖가지 복선들을 숨겨놓아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에 수진과 혜나가 대화를 나누던 카페 장면과 보건실 장면에 뿌려진 비밀들을 파헤쳐본다.
#1 이보영, “단팥빵은 안 먹어” 트라우마 드러나
1화에서 늦은 저녁 혼자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혜나는 홀로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수진을 발견하고는 맞은 편 의자에 올라앉아 단팥빵을 꺼냈다. 혜나는 수진에게 머뭇거리며 “한 입 줄까요?”라고 묻는데 수진은 곧바로 “단팥빵은 안 먹어”라고 대답했었다. 이는 5화에서 과거 홍희(남기애)가 건네준 단팥빵을 천천히 먹으며 정애원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던 기억 때문이었던 것. 수진은 7화에서 진홍에게 엄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단팥빵을 아주 작게 천천히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단팥빵을 다 먹어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자 어린 수진은 울음을 터뜨리며 실망감에 빠졌고 이로 인해 단팥빵을 싫어하게 되었던 수진의 상처가 드러났다.
#2 허율, 좋아하는 것 노트 속 ‘카페라떼’
1화의 카페 장면에서 혜나는 수진에게 ‘좋아하는 것 노트’를 꺼내 읽어준다. 그 중 혜나가 까페라떼를 좋아한다고 말해 수진을 놀라게 했다. 수진은 “어린 애는 커피 마시면 안 되는데”라며 걱정하면서 “커피를 마시면 잠도 잘 못 자고 여기(머리)에 안 좋아. 키도 안 크고”라고 커피가 몸에 안 좋음을 알려주었다. 이를 기억하고 있던 혜나는 9화에서 혜나를 데리러 온 자영(고성희)에게 물었다. “엄마. 아이들은 커피 먹으면 키 안 크는 거 엄만 몰랐어요?”라고 물으며 자영을 따라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말했다. 하지만 10화에서 혜나는 편의점에서 직접 카페라떼를 사 먹었다. 이는 자영에게 돌아가 다시 혜나로 살겠다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었다.
#3 이보영, “혼자 조용히 밥 먹는 거” 미소유발
1화에서 혜나는 자신의 ‘좋아하는 것’ 노트를 모두 읽고는 수진에게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수진은 골똘히 생각하다가 “혼자 조용히 밥 먹는 거?”라고 대답한 바 있다. 이어 7화에서 영신(이혜영)의 집으로 들어간 수진과 혜나는 수진의 방 문 앞에 걸려있는 문제를 발견했다. 수진은 ‘강수진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라는 문제를 내는데 내심 ‘새’라는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1화에서 수진과의 대화를 떠올린 혜나가 자신 있게 “혼자 밥 먹는 거?”라고 말해 수진을 웃게 만들었다. 혜나가 수진에 대한 모든 것을 잊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사였다.
#4 이보영-허율,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상처
혜나는 1화에서 영양실조로 인해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에 보건실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혜나의 몸에 상처가 있음을 알고 수진은 이를 보려 한다. 그러자 혜나는 “선생님도 다른 사람 아픈 데 보는 거 좋아해요?”라고 물으며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수진은 자신의 바지를 기꺼이 걷고는 “나도 계단에서 넘어졌어”라며 선명한 상처를 보여주었다. 수진의 무릎 상처의 비밀은 8화에서 밝혀졌다. 어린 시절 수진이 홍희의 동거남에게 맞고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생긴 지워지지 않는 흉터였던 것. 이 상처를 통해 수진과 혜나가 학대 받았던 아픔을 공유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5 허율, “난 안 울었어요. 선생님” 울지 않는 아이
1화에서 수진의 상처를 본 혜나는 수진에게 울었냐고 물었다. 조금 울었다고 답한 수진에게 혜나는 “난 안 울었어요. 선생님. 그럴 땐 좋아하는 걸 생각하세요. 그러면 울다가도 안 울 수가 있어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혜나가 울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설악 때문이었다. 1화 엔딩에서 설악은 자고 있던 혜나를 깨워 “안 울었어? 울면 넌 죽는 거야. 그 눈물 떨어지면 넌 죽는 거야”라고 말하며 위협했던 것. 이후 혜나는 울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절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9화에서 자신을 데리러 온 자영을 거부한 혜나는 “울지 않아도 돼. 괜찮아. 울어도 돼. 울자”라는 수진의 위로에 처음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수진의 품에 안겨서야 마음을 놓고는 모든 감정을 터뜨리는 혜나의 모습이 마음을 저릿하게 했다.
이에 ‘마더’ 제작진은 “단어 하나, 대사 한 줄도 허투루 지나가지 않는 정서경 작가의 섬세한 극본이 매화 깊은 울림을 배가시키고 있다”며 “설악이라는 사악한 하이에나를 만나 위험에 빠진 수진과 혜나를 끝까지 응원해달라”고 전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N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