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수상한 파트너’가 ‘개미지옥 로코’로 불리며 흥행하나 남다른 비결이 공개됐다.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권기영 극본, 박선호 연출)는 요즘 드라마 인기를 증명하는 지표인 2049 시청률 수목드라마 1위, 온라인 화제성 상위권을 기록했다. CJ E&M과 닐슨코리아가 조사하는 콘텐츠영향력지수(CPI)에서 상위권을 유지했고, 남녀 주인공인 지창욱과 남지현이 드라마 부문 출연자 화제성 조사에서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는 빼어난 연출력과 흥미로운 대본, 감탄을 유발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종영을 앞두고 더욱 세세하게 ‘수상한 파트너’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꼽아봤다.
◆ 예측불허 흥미진진 이야기, ‘갓기영’ 등극
‘수상한 파트너’의 가장 큰 이야기 줄기는 지욱과 봉희의 로맨스다. 달달하고 웃기면서도 애절했던 지욱과 봉희의 사랑은 설렘이 충만했다. 또한 여러 이야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개연성 높은 드라마를 완성했다. 여러 갈래로 뻗어가면서도 촘촘하게 설계된 이야기는 당위성을 부여했다.
이 같은 탄탄한 이야기는 높은 흡인력과 몰입도의 근간이었다. 법조인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설정의 사실관계가 중요했는데, 꼼꼼한 사전 조사와 기가 막힌 복선 활용으로 설득력을 높였다. 부수적인 이야기 역시 큰 힘이 있었기에 시청자들을 폭넓게 끌어당기며 ‘갓기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권기영 작가는 식상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스릴러 장치를 가미해 반전 재미를 만들었다. 그는 더 이상 새로울 수 없다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 로맨스+스릴러 복합장르 이끈 찰진 연출
박선호 감독은 로맨스와 스릴러가 결합된 사실상의 복합장르였던 ‘수상한 파트너’의 매끄러운 전개를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그는 지욱과 봉희가 사랑을 확인하는 첫 키스에서 음향을 최소화하는 일명 ‘무음 키스’로 안방극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그 어떤 진한 스킨십보다 음향 효과 없이 두 배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전달한 이 키스 장면은 ‘수상한 파트너’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지욱과 봉희가 빗속에서 달콤한 로맨스의 기운을 높였던 장면 역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흔할 수 있는 설정을 특별하게 만든 박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었다. 로맨틱 코미디는 등장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는 게 중요한데, 박 감독은 정밀하고 세련된 감정 표현을 자랑했다.
또한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로 스릴러 장치의 재미를 높였다. 그는 반전의 강도를 높이는 밀고 당기기에 능숙했다. 긴장감을 풀어줬다가 다시 한껏 높이고, 다양한 이야기를 진행해도 매끄럽게 결론에 다다르는 흐름을 파악하는 연출을 보였다. 연쇄살인범 현수의 미묘한 표정 변화에 시청자들이 집중하도록 분위기를 몰고 가거나, 의식불명이었던 현수가 갑자기 깨어나 봉희를 놀라게 했던 장면에서 보여준 탁월한 연출력은 회자됐다.
◆ 명품 배우들의 ‘심쿵 연기력’
‘수상한 파트너’는 연기 구멍이 없는 드라마였다. 지창욱과 남지현은 로맨틱 코미디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각각 ‘로코킹’과 ‘로코퀸’의 자리를 차지한 두 사람의 환상적인 로맨스 호흡이 돋보였다. 두 사람은 마치 진짜 연인을 보듯 설레면서도 애잔한 로맨스 연기로 주인공으로서 든든한 중심축 역할을 했다.
지은혁 역의 최태준, 차유정 역의 나라는 로맨스 훼방꾼이 아닌 ‘지봉 커플’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설정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보통 사각관계에서 일방적인 사랑을 맡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미움을 산다. 그런데 두 사람은 캐릭터의 한계를 벗어나 긍정적인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며 지지를 받았다.
‘미친 연기력’을 뽐낸 정현수 역 동하의 역할도 컸다. 동하는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지창욱, 남지현 못지않게 큰 주목을 받았다. 섬뜩한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냉혹한 눈빛 연기로 시청자들을 여러 번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 연쇄 살인범이라 하면 다양한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이라 다소 정형화돼 있는 연기가 있을 법 한데, 동하는 자신만의 색깔로 매회 강렬한 장면을 만들었다.
여기에 변영희 역의 이덕화, 방계장 역의 장혁진이라는 중견 배우들의 연기 또한 일품이었다. 또한 악독한 검사 장무영 역의 김홍파, 귀여운 엄마를 연기했던 홍복자 역의 남기애와 박영순 역의 윤복인,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매력이 있었던 나지해 역의 김예원 등 명품 배우들이 포진한 드라마였다. 초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했던 특별 출연 2PM 찬성 역시 잊을 수 없는 배우였다.
한편 ‘수상한 파트너’는 오늘(13일) 밤 10시에 마지막 회를 방송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수상한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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