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녹두꽃’ 윤시윤의 싸늘한 눈빛이 극의 긴장감을 극강으로 끌어올렸다.
SBS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어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다. 잔혹한 시대 앞에서 두 형제는 대척점에 서게되고 안방극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 후반에 들어서며 백이현(윤시윤)은 개혁을 위해 스스로 일본 곁에 섰다. 이후 한양에서 아무런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전봉준(최무성)을 의심해 전주로 내려가는 이현, 송자인(한예리)의 여각에 머물던 그때 마침 백이강(조정석)과 마주했다.
하지만 이강을 마주한 이현은 너무나도 싸늘했다. 형에게 뺨을 맞았을 때도, 자신에게 총을 겨눌 때도, 명심이가 자신이 죽인 의병들의 천도재를 지내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죄책감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기억에서 지워버린지 오래라서요”라며 시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냉정하게 답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초반 백이현은 전봉준이 거병할 거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뛰어난 머리를 가진 그는 홍가가 장터에서 짚신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힌트를 얻었다. 전쟁에서 밥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것이 짚신이라는 것을 알게된 이현은 전봉준이 거병을 위해 기만책을 썼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 사실을 한양에 알리려 하지만 의군들에게 미행을 당하게 된 이현, 자인의 여각 창고에 숨어들어 산처럼 쌓여 있는 짚신을 보게 됐다. 자인도 전봉준과 한통속이라는 것을 알아챈 그는 그곳에서 도망쳐 봉길을 찾아갔고, 결기어린 표정으로 총을 보이며 따님과 의동생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전봉준을 배신하는 것이라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 속 소름 돋게 악랄해진 이현, 그리고 그런 그를 누구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해내는 윤시윤. 시리도록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지만 그 눈빛마저 여러 감정을 담고 있어 어떤 흑화보다 더 깊은 전율을 선사했다.
이처럼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위해 열연 중인 윤시윤. 결말을 향해 치닫는 드라마 속 이현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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