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작은 역할에서 출발해 주연으로 성장하는 배우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뿌듯하다. ‘비밀의 숲’ 윤과장, ‘슬기로운 감빵생활’ 해롱이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SBS ‘의사요한’ 속 이규형의 모습은 뿌듯함 그 자체일 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이규형, 2년 사이에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정리했다.
이규형은 고등학교 연극반에 들어가면서 연기를 처음 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패싸움하는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의 생애 첫 작품.
이후 뮤지컬, 연극으로 무대를 옮겼다. ‘빨래’, ‘나쁜자석’, ‘마이 버킷 리스트’, ‘사의찬미’ 등에 출연해 연기력을 키웠다.
무대에서 쌓은 이규형의 내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tvN ‘비밀의 숲’. 서울 서부지검 검찰 수사관 윤세원 역으로 6회부터 등장, 황시목(조승우) 검사의 특검팀에 합류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후반부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져 안방극장에 충격을 안겼다.
‘비밀의 숲’ 이후 이규형의 존재감은 커졌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약물중독자 ‘해롱이’ 유한양을 연기한 그는 특유의 귀여운 표정과 혀 짧은 발음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 결과 ‘해롱이 신드롬’을 탄생시켰다.
JTBC ‘라이프’에서는 예진우(이동욱)의 동생 예선우로 분했다. 극 중 다리가 불편하다는 설정을 표현하고자 이규형은 휠체어를 작동하는 손끝부터 다리 각도까지 신경 쓰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한 예진우의 환상에서 멀쩡히 걸어 다니는 모습으로 나타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규형은 영화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월 개봉한 ‘증인’에서 검사 이희중 역을 맡은 그는 변호사 임순호(정우성)와 대립각을 세우며 흥행에 한몫했다. 그외 ‘로망’과 ‘배심원들’에 깜짝 출연해 존재감을 남겼다.
‘증인’에 이어 ‘의사요한’에서 다시 한번 검사 역할을 맡은 이규형. 달라진 점이 있다면 조연에서 주연으로 승격했다. ‘의사요한’ 제작발표회에서 이규형은 “좋은 역할을 맡겨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냉철한 원칙주의자 검사이자 마취과 의사 차요한(지성)을 교도소로 보낸 장본인 손석기를 연기한다. 현재 4회까지 방영된 ‘의사요한’에서 손석기는 의미심장한 대사와 표정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이규형이 어떤 연기력을 보여줄까. 전작을 뛰어넘는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이규형), tvN, JT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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