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배우 하재숙이 전한 메시지다. 외모지상주의를 일갈한 그에게 응원을 보낸다.
외적인 모습만 봐도 하재숙은 보통의 배우와 다르다. 사실 그는 ‘뚱뚱한 역할 전문 배우’라는 인식이 강하다. SBS ‘미녀의 탄생’에서 소위 말하는 ‘미녀’의 변신 전 모습을 연기했다. 다른 작품 속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누군가의 친구로 나오며 유쾌하거나 웃긴 모습을 주로 보여왔다. 캐릭터에 한계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랬던 그가 달라졌다. 최근 종영된 KBS2 ‘퍼퓸’을 통해 대중의 편견을 깨고 배우로서 진일보했다. 하재숙이 연기한 민재희는 패션모델이라는 꿈을 이루고 사랑도 찾았다. 캐릭터 표현을 위해 하재숙은 탄수화물을 끊고 24kg을 감량했다. 살이 빠지고 예뻐지자 주변의 반응이 달라졌고, 그 부분에만 집중하는 시선들에 씁쓸함을 느꼈다. 그동안 ‘뚱뚱한 배우’로서 받은 고충이 더욱 실감됐다.
하재숙은 자신이 받은 악플을 언급하며 “뚱뚱한 걸 미화하지 말라고? 애초에 아름답게 봐줄 맘도 없으면서 미화가 된다고 생각하나”고 분노를 표했다. 그러면서 “뚱뚱한 자체를 아름답게 봐달라고 이야기한 적은 결단코 없다. 날카로운 칼날 같은 ‘외모의 잣대’로 냉정하게 평가당하는 직업을 살아가고 있는데 나라고 내가 한심하고 답답한 날이 없었을까. 그저 날씬해지는 것이 자기 관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게 서글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재숙은 특히 ‘뚱뚱한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 ‘게으른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불편했다. 배우로서 연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단지 살을 빼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는 생각이다. 물론 배우에게 있어 외모는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배우에게 ‘무조건’적인 필수 조건이자, 적용되어야 하는 잣대는 아니다.
하재숙은 앞으로 살을 더 뺄 생각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작품 속 캐릭터를 위한 것이지, 미적 기준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기 만족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하재숙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든, 적게 나가든 나는 나”라고 강조했다.
하재숙은 글의 마지막에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그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조금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모습이든 묵묵히 살아가는 나를 사랑해주자”라는 그의 말은 외모지상주의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하재숙은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게 속내를 꺼내보였다. 무엇보다 구구절절 공감을 자아내는 말을 했다. 이 모든 것은 그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이 높기 때문에 나온 말이었다. 어떤 예쁜 배우보다도 멋진 그를 응원하고 싶어지는 이유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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