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둔 OCN ‘왓쳐(WATCHER)’가 마지막까지 예측 불가한 전개로 차원을 넘어서는 심리스릴러의 방점을 찍는다.
‘왓쳐’를 향한 찬사와 호평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얽히는 이해관계와 사건 이면에 숨겨진 욕망,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반전의 연속은 압도적 서스펜스로 전율을 선사하고 있다.
‘왓쳐’가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장르물의 문법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사건’이 아닌 ‘사람’이 복선과 반전의 중심에 있다. 도치광(한석규 분), 김영군(서강준 분), 한태주(김현주 분)을 비롯해 모든 인물은 선과 악, 편과 적의 경계가 모호할뿐더러, 다음 수를 쉽사리 예측할 수도 없다.
매 순간 기민하게 반응하고 선택하는 인물이 있고, 그들의 복잡한 내면과 감정이 복선이자 반전이 된다. 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판이 완전히 뒤바뀐다. 각자의 당위에 맞게 움직이니 하나의 깃발 아래 모여들지도 않는다.
이는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스릴과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심장을 조여 가는 ‘왓쳐’만의 결정적 차별점으로 손꼽힌다.
안길호 감독은 “조금씩 서사를 쌓아가는 대본, 이를 120% 이상 표현하는 배우들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기존의 장르물과 다르게 심리적인 요소와 인물에 집중되어있는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서스펜스와 긴장을 더 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개 과정에서 촘촘히 깔리는 복선과 반전도 철저하게 사건이 아닌 인물과 심리가 중심이다. 시청자에게도 감시자의 역할을 부여하며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왓쳐’만의 서스펜스를 그려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
안길호 감독은 사소한 눈빛이나 표정도 놓치지 않는 디테일로 내밀하고 은밀한 심리전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는 평가다. 한 인물에 집중하지 않고 각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담담하게 쫓으며 해석의 가능성도 폭넓게 열어뒀다. 이는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발동시키고 몰입력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
안길호 감독은 “3명의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한 사람의 시선과 감정을 따라가지 않고 연출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했다. ‘왓쳐’라는 제목처럼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소한 디테일이 캐릭터의 성격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고, 때론 의심의 도화선이 되는 심리스릴러에 맞게 배우들 역시 사소한 부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 도치광의 야누스적 얼굴이 드러났던 조사실 취조 장면에서 껌을 씹는 장면이 대표적인데, 한석규가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고.
안길호 감독도 배우들에 대해서는 칭찬 일색이다. 안 감독은 “캐릭터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색깔을 입히는 한석규 배우의 열정은 정말 대단하다. 누구보다 도치광을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까지도 완벽하다. 그런 한석규의 연기를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음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극단의 감정을 자유롭게 오가는 폭넓은 연기로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서강준에 대해서도 “연기력과 열정, 인성까지 겸비한 연기자다. 같이 작업해보고 늘 감탄하고 있다”고 극찬했고, 판을 흔들며 가장 강력한 조커로 맹활약하는 김현주에 대해서도 “우아하고 지적이며, 날카롭기까지 한 완벽한 한태주다. 늘 결정적인 반전을 제공하는 인물인데, 그 미묘한 감정과 선악의 경계를 절묘하게 포착하는 예리함이 놀랍다”고 전했다.
안길호 감독이 꼽은 명장면 역시 배우들의 연기력이 두드러졌던 순간들이다. “도치광의 취조실 장면에서 신들린 모습이나 김영군이 아버지를 잃고도 절제된 슬픔을 보여줬던 장면, 과거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이동윤 검사가 죽은 뒤 한태주가 아쉬워하는 장면들은 상상 이상으로 좋은 연기였다”는 안길호 감독.
절제된 연기로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야 하는 연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놀라운 균형감각으로 이를 완성하고 있다.
안 감독은 이어 “주인공뿐 아니라 허성태, 박주희, 주진모, 김수진, 정도원 배우도 각자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주며 극을 빛내주고 있다. 모든 배우들이 현실감 있고 절제된 연기력으로 집중력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주고 있어서, 연출자로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뜨겁게 달려온 ‘왓쳐’가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장사회’가 진실을 풀 열쇠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남아있다.
안길호 감독은 “초반부에는 사건을 통해 세 인물의 서사와 관계성을 쌓았고 중반부터 이들의 공조, 충돌, 갈등을 통한 해결이 그려졌다. 남은 4회에서 그동안 쌓아온 서사의 결말이 드러날 뿐 아니라, 서로 의심하고 경계했던 관계가 변화한다. 이제 진실과 정의를 향해가는 도치광, 김영군, 한태주와 그것을 마주했을 때 인물들의 감정선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비리수사팀은 살인마 ‘거북이’ 박찬희 검거에 성공하며 경찰 엘리트 비밀조직 ‘장사회’의 실체에 한 발짝 다가섰다. 여전히 15년 전 사건의 진실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한태주 앞에 전남편 윤지훈(박훈 분)이 나타나며 새로운 파란을 예고했다. 윤지훈의 등장은 후반부 몰아칠 폭풍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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