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유지희 기자] 배우 김동욱 앞에는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밀도 높은 연기력으로 시청자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김동욱의 저력은 그간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입증됐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이후 흥행 주역으로 떠오른 그가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도 힘을 발휘할까.
이에 김동욱이 데뷔 후 출연한 작품들의 성적을 살펴봤다.
# 데뷔 후 다작 행보⋯’커피프린스 1호점’ ‘인생캐’ 못 넘어
지난 2004년 저예산 독립영화 ‘순흔’으로 데뷔한 후 김동욱. 그를 시청자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다. 드라마는 당시 최고시청률 27.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김동욱은 커피프린스 종업원 진하림 역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조연이었지만 역할에 어울리는 꽃미남 외모와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김동욱은 드라마 ‘못말리는 결혼'(2008) ‘파트너'(2009) ‘민들레 가족'(2010) ‘위대한 선물'(2011) ‘자체발광 오피스’, 영화 ‘달콤한 거짓말'(2008) ‘오감도'(2009) ‘국가대표'(2009) ‘후궁: 제왕의 첩'(2012) ‘쓰리 섬머 나잇'(2015) 등 쉴틈없이 다작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약 830만 명(영화진흥위원회 기준)의 관객을 끌어모은 ‘국가대표’에서 스키점프에 대해 모르지만 얼떨결에 국가대표 팀을 꾸리는, 미워할 수 없는 흥철 역을 맡아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차기작 ‘후궁: 제왕의 첩’은 약 260만 관객수를 동원해 또 다른 흥행작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커피 프린스 1호점’ 진하림의 후광이 너무 컸던 탓일까. 몇몇 드라마와 영화 성적과 별개로 김동욱은 진하림을 뛰어넘는 ‘인생캐’를 제대로 만나지 못한 채, 지난 2012년 현역으로 의경에 입대했다.
#’신과함께’로 제2의 도약→흥행 4연타→MBC 대상
군 제대 후에도 부지런히 연기력을 쌓은 김동욱에게 기회는 다시 한번 찾아왔다. 우리나라 최초 시리즈 연작, 쌍천만 영화 ‘신과함께’에 출연한 것. 특히 지난 2017년 겨울 개봉해 약 1440만 명의 관객수를 동원한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소위 ‘포텐’이 터졌다. 작품 공개 전 주목 받지 못했던 김동욱은 극 중 수홍 역을 맡아 클라이맥스를 책임지며 크게 흥행에 기여했다.
김동욱은 ‘신과함께’ 이후 한국형 엑소시즘 OCN ‘손-the guest'(2018)에서 악령을 알아보는 영매 역을 맡아 파격 변신했다. OCN의 첫 수목드라마 블록이고 시청률을 보장하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당시 흥행 우려가 있었던 상황.
하지만 김동욱의 연기는 탄탄한 연출과 극본을 토대로 꽃을 피웠다. 시청률 1.6%로 출발한 ‘손-the guest’는 차츰 상승세를 보인 후 최종회에서 4.1%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수성해 작품성을 인정 받았을 뿐 아니라 흥행에도 성공했다.
김동욱의 차기작인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하 ‘조장풍’)은 경쟁작 ‘해치’ ‘국민 여러분!’ 등에 밀려 동시간대 지상파 월화극 꼴지로 출발했지만, 현실을 실감나게 반영한 스토리로 공감과 호평을 이끌어내며 1위로 우뚝서는 ‘반전’을 일으켰다.
극 중 김동욱은 ‘갑질’을 일삼는 악덕 사업주들을 응징하는 조진갑 역을 맡아 코믹함과 통쾌함을 안겼다. 또 한번 ‘인생캐’를 탄생시킨 것. 그리고 마침내, ‘조장풍’으로 데뷔 15년 만에 대상을 거머쥐며 ‘제2의 전성기’를 입증했다.
#’그 남자의 기억법’으로 멜로 도전⋯흥행 5연타 날릴까
두 편의 ‘신과함께’ 시리즈, ‘손-the guest’, ‘조장풍’을 연이어 성공시킨 김동욱. 1년 여 만에 선택한 차기작은 MBC ‘그 남자의 기억법’. 드라마는 과잉기억증후군으로 모조리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김동욱)과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의 상처 극복 로맨스물이다.
그간 김동욱은 로맨스물과 크게 인연이 닿지 않았다. 주연으로 등장한 로맨스 작품 수도 영화 ‘동거, 동락'(2007) ‘오감도'(2009) ‘어쩌다, 결혼'(2018) 등 적은 편이고 주로 코미디에 가까운 로맨스물로 ‘그 남자의 기억법’과 결을 달리 한다.
김동욱은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 정확한 발음을 기본으로 날카로운 독설을 내뱉는 앵커 정훈 역에 완벽 변신했다. 과거 연인에 대한 아픔을 깊은 감성으로 표현하고 하진을 만나 점점 변화하는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권성창 CP는 10일 TV리포트에 “캐스팅 당시 김동욱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면서 “정훈은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고 과거에 대한 상처도 있다. 드라마는 멜로뿐 아니라 미스터리 스릴러 요소도 있다. 캐릭터를 둘러싼 이런 복잡한 감정과 설정들을 김동욱은 연기로 구현해낸다. 제작진으로서 고맙다”고 밝혔다.
섬세한 연출과 대본,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그 남자의 기억법’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달 4.5%(2회 기준)로 출발한 후 지난 8일 방송된 14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 5.4%를 기록했다.
지난 9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 남자의 기억법’은 화제성 드라마 5위로 전주 대비 화제성이 63.19% 상승하며 자체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지난달 30일부터 4월 5일까지 방송 중이거나 방송 예정인 드라마 24편 기준) 로맨스물로 유일하게 5위권에 이름을 올려 의미를 더한다.
지난 9일 방영된 ‘그 남자의 기억법’ 16회는 3.9%를 기록, 시청률이 다소 하락했으나 앞서 나타난 시청률 추이에 비춰볼 때 반등의 여지가 남았다. 드라마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김동욱이 또 한번 흥행과 함께 ‘인생캐’를 추가할지 주목된다.
권성창 CP는 “앞으로 정훈의 캐릭터가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김동욱의 달라지는 연기 결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MBC,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래픽 = 계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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