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홍지수 기자] 배우 김영민이 JTBC ‘부부의 세계’에서 배우 김희애와 파격적인 동침 장면으로 눈길을 모았다. 동침 장면 가운데 넘어졌다 다시 우뚝 서는 그에게는 ‘오뚝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김영민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오뚝이’에 대한 별명을 알고 있다며 “너무 좋다. 그 장면을 그렇게 의도한 게 아니었는데 편집 후 오뚝이처럼 보이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시청자분들이 그만큼 ‘부부의 세계’에 몰입하고 잘 보고 계신다는 뜻으로 들렸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그렇게 불려도 좋다”고 덧붙였다.
# 김희애와의 연기 호흡
김영민은 김희애와의 동침 촬영 전 걱정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본에는 여성 주도적이고 서로 이겨 먹으려는 부분을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어려운 장면이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 방에 끝날 수 있었다는 그는 “김희애와 촬영 전 리허설을 하면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의외로 빨리 끝났다”며 “운동도 많이 했다”고 팔굽혀펴기 자세를 보이며 웃었다.
김영민은 김희애에 대해 “최고 이상의 최고. 완벽 이상의 완벽”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였다.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출 때 잘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가 어느 순간 더 보여준 부분을 봤다. 그 부분에서 소름 끼치게 놀랐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 제혁과 예림 그리고 새 여자
김영민은 극중 제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제혁은 수시로 외도를 즐기고 친구의 아내도 탐해 예림(박선영 분)에게 상처를 준다. 결국 둘은 이혼과 재결합을 번복하다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김영민은 배우 박선영과 결말에 대해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박선영과 ‘우리 둘이 계속 만나면 슬플 것’이라고 얘기했다. 예림과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감정을 따로 준비할 필요 없이 저절로 슬퍼지더라”고 회상했다. 결말이 빨리 끝나 조금 아쉬웠다는 그는 “박선영과 ‘더 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김영민은 “‘부부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싶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듯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둘의 관계에 있어서는 비극이지만, 제혁이 예림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밝혀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림 또한 독립적으로 홀로서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부부의 세계’ 마지막회 결말 부분에서 제혁은 1년 사이 새로운 여자를 만났다. 김영민은 대본에서 ‘새 여자’라고 적혀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새 여자가 바람을 통해 만난 여자인지, 정말 새로운 가정을 꾸려서 마음을 잡은 것인지는 해석하기에 달려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 김영민이 바라본 손제혁
김영민은 OCN ‘구해줘 2’에서 선량한 목사가 광기 있는 사람으로 변하는 캐릭터로 분했고, 이번 ‘부부의 세계’에서도 외도하는 남편이었다가 극중 예림을 위하는 남편으로 변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맡았다. 이에 대해 그는 “표현할 게 많고 연기하는 재미가 있다”고 짚었다.
김영민은 “항상 인물을 표현할 때 가능한 한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하나의 모습으로만 설명하기 보다 이런 저런 특징을 다 섞은 인간으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부의 세계’에 맞춰 제혁을 해석했다. 제혁이 가졌던 순정은 뭐였고, 친구의 아내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 생각하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김영민이 본 제혁은 “주변의 보살핌이 없으면 못 살아가는 남자”였다. 그는 “제혁은 보살핌이 없으면 냄새나 풍길 것 같은 인간이었다. 혼자서 밥도 제대로 못 할 것 같다. (웃음) 그런 스타일일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민은 제혁을 태오(박태준 분)보다는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태오는 이제 가정을 못 꾸릴 것 같다. 제혁은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혁의 일차적인 욕망이 본인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겠다 싶다”며 “예림에 대한 마음이 되게 컸을 것이다. 나중에 예림의 눈물로 바뀐 사람이다.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제혁을 떠나보내며
김영민은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가끔 댓글을 봤다. 좋은 것만 보려고 했다”며 “박해준과 저는 욕을 많이 먹어야만 하는 역할이다. 우리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구나를 느꼈다”고 박장대소했다. 이어 “각자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했다. 누구는 응원받고, 누구는 욕 먹어 조화로운 작품이 탄생됐다”고 덧붙였다.
김영민은 제혁에 대해 욕을 많이 먹어야만 하는 인물이라면서도 하나의 인간으로 생각했다. 그는 “제혁에게는 찌질한 면이 있다. 제혁의 부족한 부분들이 주변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떤 상처를 주고,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주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못난 모습들을 찾아 연기했다”며 “인간이라는 자체가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못난 모습들 마저 애정을 담아 표현하고자 한 김영민. 그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못난 모습들이 ‘손제혁스럽다’고 생각했다”면서 “손제혁과의 만남은 운명적이다. ‘부부의 세계’는 운명과 같은 작품이다”고 추억을 회상하듯 짚었다.
홍지수 기자 jsfire120@tvreport.co.kr / 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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