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틴탑의 니엘이 제 옷을 잘 찾아 입었다.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에서 검은 고양이 플로토가 된 그는 무대를 누비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개와 고양이의 시간’은 사고로 친구들은 잃은 검은 고양이 ‘플루토’가 인간에게 구조되었지만, 그 집에서 탈출해 검은 도베르만 ‘랩터’를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인간을 불신하던 플루토는 정반대 성향의 랩터와의 만남으로 놀이와 인간에 대해 알게 되고 변한다. 또 랩터가 주인 아이비에게 돌아가기 위해 애타게 찾는 프리스비를 함께 수색하며 그의 집에서 벌어진 충격적 사건을 마주한다.
재연으로 돌아온 ‘개와 고양이의 시간’는 초연의 호평에 안주하지 않고 수정과 보완작업을 거쳐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무대다. 전보다 직관적으로 바뀌었고, 분위기 또한 아기자기한 동화처럼 꾸며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트라우마 자극 위험이 있는 후반부 서스펜스는 긴박한 공기를 극대화하면서도 잔인성을 낮추며 이야기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초연의 모험적 시도를 내려놓으면서 오히려 관객 몰입도는 높아졌다.
이번 무대는 니엘에게 두 번째 뮤지컬 작품이다. 2019년 뮤지컬 ‘킹아더’에서 랫슬롯 역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딘 후 이번에는 관객과 더 가까운 소극장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며 포텐을 터뜨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연기력 향상이다. 배우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2인극에서 니엘은 제 몫 이상을 톡톡히 해냈다. 기성 배우들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와 상황에 완벽하게 녹아든 애드리브로 여유를 드러냈다.
퍼포먼스가 강조된 재연 무대에서 니엘의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동작으로 막강한 몸의 표현력을 발산한 것. 또 웬만한 움직임으로는 흔들리지 않는 단련된 가창력을 뽐냈다.
기존 뮤지컬 창법과는 다르게 니엘의 넘버에는 감미로운 팝적 요소가 진하게 녹아있지만, 감미로움 속 명확한 딕션을 구사해 전달력에는 큰 무리가 없다. 무엇보다 고양이 ‘플루토’ 캐릭터의 새침하고 귀여운 면을 120% 살려내며 관객의 집중력과 몰입도를 고조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단 두 번의 무대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낸 니엘. 그가 출연 중인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은 오는 11월 28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된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아떼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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