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현서 기자] “홀로 하는 추락이 아닌 모두와 함께하는 착륙이라면 두렵지 않다”
슈가(본명 민윤기)가 방탄소년단의 먼 훗날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그랬던 그가 홀로 추락하고 있다. 팬 모두가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기나긴 군백기를 기다리며 완전체 무대를 고대하고 있는 이때 말이다.
슈가는 지난 6일 밤 용산구 일대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가 넘어진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호 취소 수치인 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이 알려진 7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음주 상태에서 집으로 귀가하던 중 헬멧을 착용한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이용했다. 500m 정도 이동 후 주차 시 넘어졌다”면서 “해당 사건으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며, 경찰 인계하에 집으로 귀가했다”라고 공식입장을 냈다.
슈가 역시 “가까운 거리라는 안이한 생각과 음주 상태에서는 전동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도로교통법규를 위반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으신 분 또는 파손된 시설은 없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책임이기에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문을 냈다.
하지만 그가 전동 킥보드가 아닌 안장이 있는 전동 스쿠터를 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또 한번 비판이 일었다. 만약 그가 탑승한 전동 스쿠터가 일반 내연기관 스쿠터와 동일하게 취급될 경우 슈가는 자동차 사고와 같은 조사 절차를 밟게 되며, 이 경우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따른 추가 처분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슈가 측이 입장문에서 ‘전동 스쿠터’를 ‘전동 킥보드’로 표기해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추가로 제기됐다. 또 JTBC ‘뉴스룸’은 슈가가 전동 스쿠터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해 또 한번 파장을 일으켰다.
빅히트뮤직은 황급히 2차 입장문을 냈다. 1차 입장문에서 ‘전동 킥보드’로 표시한 이유에 대해 소속사는 “슈가가 이용한 제품을 안장이 달린 형태의 킥보드라고 판단해 ‘전동 킥보드’라고 설명했으나 추가 확인 과정에서 제품의 성능과 사양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고,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 일각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빅히트뮤직은 ‘슈가가 범칙금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라고 고지했지만, ‘전동 스쿠터’의 경우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에 해당해 음주운전 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소속사는 “아티스트는 현장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에 응한 뒤 바로 귀가 조치됐다. 당사와 아티스트 모두 향후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잘못 인지했다”라고 사과했다.
슈가의 음주운전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특히나 그는 과거 연습생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어깨 부상을 입은 바 있다.
지난 2016년 발매한 슈가의 첫 믹스테이프 7번 트랙 ‘마지막'(The Last)에는 “배달 알바 중 났던 사고 덕분에 XX 박살이 났던 어깨 부여잡고 했던 데뷔”라는 가사가 담겨있다. 또한 2018년 슈가는 ‘방탄소년단: 번 더 스테이지’를 통해 또 한번 당시 교통사고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배달하다가 사고가 났다. 눈을 떠보니 바퀴가 눈앞에 있었다. 다음날 눈을 떴는데 어깨가 안 움직였다. 그때 이후로 운동도 안하고 비보잉도 못하게 됐다”라고 구체적인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 때문의 슈가의 어깨는 팬들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였다. 뿐만 아니라 당시 입었던 어깨 부상으로 인해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고 현재 복무 중이다. 그런 그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소식에 팬들은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나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에 대한 걱정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첫 전역 스타트를 끊은 진에 이어 제이홉, 슈가, RM, 뷔, 지민, 정국이 차례로 팬들의 품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이에 2025년 하반기부터는 방탄소년단 완전체 모습을 볼 수 있겠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슈가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완전체 활동이 한동안 불투명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앞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많은 스타가 오랜 기간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바, 슈가 역시 예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에 이어, 사건 축소 은폐 의혹까지. 계속해서 커져가는 슈가의 논란에 팬들의 실망감은 계속되고 있다.
김현서 기자 khs@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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