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TV리포트=박설이 기자]BL 시장은 이미 일본, 태국 등 이웃나라에서는 주류가 된 장르이며, 팬층도 넓고 탄탄하다는 게 장지혜 헤븐리 이사의 말이다. 이제 막 시작한 한국보다 장르도 다양하고 시장도 잘 형성돼 있다.
지난 3월에는 태국의 유명 BL 레이블인 도문디 소속 배우와 제작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 제작 작품을 홍보하기도 했으며, 이곳 소속 배우들은 한국에서 팬미팅을 열고 소통하는 자리도 가졌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주류라는 이미지가 강한 BL 콘텐츠,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BL 드라마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고 시장 영역도 팬미팅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됐다. 헤븐리의 경우 오는 12일 ‘밥만 잘 사주는 이상한 이사님 극장판’을 시작으로 CGV와 협력해 BL 시리즈를 극장 상영하기로 했다.
다만 잘된다고 소문난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일단 찍고 보자는 식의 퀄리티 낮은 BL 드라마들도 쏟아지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찍어만 놓고 플랫폼을 못 찾아 사장될 위기에 처한 작품도 수두룩하다. 결국 한때의 붐이 아닐까 우려에 대해 장지혜 이사는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장지혜 이사 일문일답 이어서.
Q_다른 나라에 이미 시장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상황이 어떤가?
일본에서는 만화, 소설, 드라마, 오디오드라마 등 전 장르에서 BL 물은 서브가 아닌 주류다. 영상 쪽은 태국이 강세다. 문화적 포용력도 크고,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좋은 배우 캐스팅과 작품 제작, 관련 행사가 가능한 환경이다. 한국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헤븐리가 통합적인 역할을 하면서 제작사와 팬을 잇는 역할을 하고 있다.
Q_BL시장, 순식간에 레드오션이 됐다. 거품은 아닐까?
“BL이 잘된다”라고 하면서 불과 3~4년 사이 시장이 갑자기 커졌고, 드라마가 우후죽순으로 제작되고 있는 것은 맞다. 대부분 숏폼이다 보니 개연성이 떨어지는 BL 드라마도 많다. 소비층의 눈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스토리나 배우 연기, 연출 면에서 퀄리티가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고, 양질의 콘텐츠만 남을 것이라고 본다.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 시리즈, 리디북스 등 플랫폼에서 BL 장르 웹소설, 웹툰 장르의 소비자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BL 드라마도 지금의 과정을 거쳐 옥석이 가려지고, 꾸준히 성장을 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본다.
Q_음지 문화라는 시각은 여전히 강한데
BL 전용 플랫폼인 헤븐리는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큐레이션하고 유저를 만난다. 하지만 종합 OTT 플랫폼에서 (BL이) 인기 콘텐츠로 뜨면 팬이 아닌 사람들은 아직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서브컬처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신인배우 등용문이기도 하고, 장편 감독, 작가로 가는 길목에서 웹드라마보다 훨씬 많은 유저를 끌어모으는 BL 장르물은 내용을 떠나서도 많은 의미를 갖는다. 대형 OTT 플랫폼에서도 BL 콘텐츠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하나의 취향이자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_성소수자들이 BL 콘텐츠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여성향으로 단순히 ‘소비’된다는 데 반감은 없나?
BL은 문화다양성을 응원하는 장르다. 로맨스 스토리를 지향한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상관없다. 이런 측면에서 LGBTQ 콘텐츠를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Q_기대되는 작품들이 있을까?
한국 작품 중에는 배우들의 청량감이 돋보이는 ‘우리연애시뮬레이션’, 웹소설 원작의 ‘스타스트럭’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태국 BL 스타들이 출연하는 ‘큐티파이투유’, 지난해 작품이긴 하나 처음 공식 번역돼 서비스중인 ‘Love in the air’도 한국 팬들이 많이 기다렸던 작품이다.
Q_BL 드라마 시장, 앞으로 전망은?
원작이 되는 웹소설, 웹툰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퀄리티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BL 드라마 제작에 뛰어드는 제작사들도 더욱 전문화되고 있다. 고퀄리티에 흥행도 되는 좋은 BL 드라마가 나오면 투자도 활성화될 것이다. 헤븐리는 유저들에게 이를 어떻게 잘 소개할까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 지난해 본격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유저는 이미 30만명을 넘어섰고, 매출은 2022년 한 해 매출을 올해 3개월 만에 50% 달성했다. 굉장한 상승 곡선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Q_이 장르에 편견을 가진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두 가지 측면을 말씀드리고 싶다. 첫째, 문화 다양성이 존중 받기를 바란다. 누군가에게 유해하거나 위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합법적인 콘텐츠를 즐기는 취향은 존중 받아야 마땅하다. 둘째, BL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폭력적이지도 않고, 자극적인 관심을 끌어내려 하지도 않는다. 로맨스의 본질 그 자체에 대한 감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이니, 하나의 장르로 인정되길 바란다.
한국에서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인 BL 드라마가 하나의 ‘장르’로서 취향을 존중 받기까지 과도기는 분명 필요할 터. 서브컬처의 양지화에는 잡음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아직 장르에 대한 대중의 제대로 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저예산 고효율’이라고 소문이 나 너도나도 BL 드라마를 만들며 순식간에 레드오션이 됐다. 지난해부터는 NEW 같은 대형 제작사와 왓챠 등 OTT도 BL 드라마 제작과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우후죽순으로 BL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는 지금, 이제는 소비자가 보다 높아진 눈으로 옥석을 가려내 장르의 품질을 상향평준화해야 하는 단계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스타스트럭’ 스틸, 헤븐리, ‘큐티파이투유’ 스틸
댓글1
기사가 문제군
BL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거냐 그러면서 BL이 뭔지조차 안 알려주는 기사는 BL이 은밀하고 공개돼선 안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죽이기 위한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