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설이의 막후TALK> 막후(幕後)의 사람들, 나오는 사람이 아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웹예능 ‘겁도 없꾸라’ 박현주 PD
[TV리포트=박설이 기자]아이템을 찾아 유튜브를 유랑하던 어느 날, 숏츠에 뜬 직캠 영상 하나를 클릭했다. 그리고 이후 어떤 그룹의 영상이 알고리즘에 걸리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눌러보다 이 채널까지 들어가게 됐다. 그렇게 숏츠에서 시작된 알고리즘의 파도를 타고 다다른 곳은 르세라핌 사쿠라의 ‘겁도 없꾸라’.
tvN과 사쿠라가 함께 만드는 ‘겁도 없꾸라’는 겁 없는(FEARLESS) 사쿠라의 도전을 담은 웹예능이다. 신인 걸그룹 멤버가 단독으로 한 프로그램을 꾸려가는 게 가능할까 싶다. 하지만 알고 보면 사쿠라는 2012년 연예계에 발을 들인, 데뷔만 세 번째인 중견 연예인이다. 위즈원(아이즈원 팬덤명) 출신인 CJENM의 박상혁 CP가 기획했다. 제목도 사쿠라의 이름에서 딴 ‘겁도 없꾸라’, CP의 팬심이 담뿍 담겼다.
‘겁도 없꾸라’는 사쿠라의 첫 단독 웹예능으로, ‘걸그룹 3회차’ 사쿠라의 만랩 예능력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카즈하, 홍은채, (곧 공개될) 김채원까지 르세라핌 멤버들도 게스트로 지원사격에 나서며 많은 머글들을 ‘피어나'(르세라핌 팬덤명)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
박상혁 CP의 추천으로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았다는 박현주 PD를 서울 상암동 CJENM 센터에서 만났다. 박 PD는 ‘겁도 없꾸라’를 하기 전 사쿠라에 대해 잘 몰랐다고. 그런데 어느 순간 ‘피어나’가 돼 있었단다. 사쿠라에게 제대로 빠졌다는 박 PD에게 사쿠라의 입덕 포인트를 들어봤다.
“입덕이요? 유메데 키스미!”
Q_왜 사쿠라였나? 첫 인상도 궁금하다.
르세라핌 활동을 하는 사쿠라는 시크한 분위기인데, ‘유메데 키스미'(夢で Kiss me)무대에서 수많은 팬들이 보는 가운데 “다메” 하는 영상을 보고 ‘이런 것도 했었구나’ 알게 됐다. 12년 차 아이돌이라는 게 새삼 느껴졌고, 신기했다.
중견 아이돌인데도 내성적이고 매우 조심스러운 성격이다. 그럼에도 야망과 에너지가 눈에 그렁그렁하다. 체구는 작은데 에너지가 가득했다. 첫 단독 MC여서 수줍어하기는 했지만 뭐든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뿜어냈다. ‘만들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뭘 해도 될 사람이다. 나도 ‘피어나'(르세라핌 팬덤명)가 됐다.
Q_그 의지를 어디서 봤는지?
사쿠라에게 인상적이었던 게, 3회 방송에서 스턴트 액션에 도전을 했다. 3~5미터 높이에서 와이어를 달고 뛰어내리는 부분이 있는데, 무서우면 안 뛰어도 된다고 했다. 출연자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분명 무서워 하는 게 보이는데 바로 “하겠다”고 하더라. 뛰어내린 뒤에 “무슨 생각으로 그랬냐”고 물었더니 “다 퇴근해야 되잖아요?”라고 하더라. 자신이 시간을 끌면 모두가 힘들 거라 생각했던 거다. 그래도 번지점프는 절대 못하겠다고 하더라. 높은 곳이 무서운 게 분명하다.(웃음)
Q_아무리 데뷔 12년 차라도 외국인 단독 MC인데,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나?
예능 연출을 하면서 외국인 출연자와도, 아이돌과도 많이 일을 해봤다. 특히 아이돌은 말을 많이 조심해서 하는 경향이 분명 있다. 웹예능이라서 우려한 게 그 부분이다. TV 예능보다 훨씬 세고 자극적이지 않나? 그래서 걱정을 하긴 했다.
과거에 연출을 하면서도 성장하는 캐릭터를 좋아했다. 내 연출의 강점이 인물의 매력을 뽑아내는 것이라고도 생각하고. 사쿠라가 외국인이지만 진행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했다. 첫 녹화 때 김장을 했는데, 도와주신 어머님이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말투가 조금 강했는데 사쿠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할 말을 다 하더라. 수줍어하면서도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걸 보고 ‘되겠다, 잘 살리면 좋은 장면이 많겠다’ 확신이 생겼다. 무해하게, 사쿠라의 매력을 살려서, 재미있게.
“사쿠라, 인생 2회차의 연륜 있어요.”
Q_진행자로서 사쿠라의 강점은?
사실 사쿠라가 인생의 절반을 아이돌로 살지 않았나? 평범한 일상을 거의 겪어보지 못했더라.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은 경험도 손에 꼽히고.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았으니까. 게다가 본인 성향도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해본 것이 많지 않더라. 그게 강점이다. 뭐든 사쿠라에게는 새롭다는 것.
그런데 특이한 건, 사고방식을 들어보면 인생 2회차다. 아무것도 안 해봤는데 다 산 것 같은 연륜이 느껴진다. 사쿠라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늘 궁금하다. 속을 잘 내보이지 않는, 외유내강형. 그 정도 연차에 이 정도 스케줄이면 회사에게, 주변 사람에게 투정을 부릴 법도 하지 않나. 그런데 그런 게 거의 없다. 회사에서 사쿠라가 어제 밤을 새서 힘든 것은 피해 달라고 부탁을 해도 오히려 사쿠라가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딱 하나, 추위에 많이 취약하더라.(웃음)
Q_일본인인 사쿠라와 소통이 안 될 때는 없었는지…
우리 메인작가가 일본어를 정말 잘한다. 대본에 사쿠라가 모를 것 같은 단어를 번역해 적어 주시는 능력자다. 그렇게 대본에 미리 준비를 해가면, 사쿠라는 워낙 스펀지 같은 친구라 뭐든 잘 배운다.
지난 설 명절 때 카즈하와 떡집에서 떡 만드는 걸 배웠는데 “정말 손이 많이 가네요”라는 표현을 쓰더라. 토론을 하는 에피소드에서는 “각 잡고 해본 건 처음이에요”라는 표현을 해서 정말 놀랐었다. 카즈하는 언니 사쿠라가 하는 말을 되뇌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 같더라. 너무 귀엽다.
Q_앞으로 사쿠라와 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가장 한국적인 게 세계적이라고 생각해서 한국적인 것도 체험하고 하고 싶고, 같이 공부를 하는 아이템도 하고 싶다.
‘문제적남자’를 오랫동안 연출하면서 똑똑한 출연자를 정말 많이 만나봤는데, 사쿠라는 못지않게 똑똑하다. 정말 똑똑해서 시험 같은 것에 도전해도 좋을 것 같다. 보통 머리가 좋은 분들은 집중력이 상당한데 사쿠라가 그렇다. 공부를 했으면 잘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면허 도전도 좋고, 학교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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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aylen
I love you girls, greeting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