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국평오’. ‘국민 평균 수능 5등급’을 줄여 말하는 신조어다. 최근에는 한자어 등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간단한 맞춤법을 틀리는 등 문해력이 낮은 젊은 세대를 낮잡는 말로 주로 쓰인다.
문해력 논란에 불을 지핀 사건은 지난해 8월 한 웹툰 작가가 사인회 진행 이슈로 사과의 글을 올릴 때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쓴 일이다. 마음 깊이 사과한다는 의미의 ‘심심한 사과’를 ‘할 일 없이 무료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일부 트워터리안이 작가를 맹비난했던 사건으로,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회 현상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SNL에도 ‘국평오’ MZ세대를 주인공으로 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해 호응을 얻었다. ‘MZ오피스’ 코너 중 신입사원 면접 에피소드에서 “MZ 사원들을 십분 이해한다”는 면접관의 말에 “십분 이해요? 그 짧은 시간 안에 저희를 얼마나 이해하신다고”라고 답하는가 하면, “들어오시면 신입사원은 제가 전담해 드린다”는 회사 선배의 말에는 “전담이요? 전 담배 안 피워요”라더니 “흡연을 강요하는 회사에 어떻게 다니나”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또 다른 회차에서는 “안경 쓰니 이지적이다”라고 상관을 칭찬하는 주현영의 말에 막내 사원이 “아니에요. 하나도 안 쉬워 보이세요”라고 해 요즘 세대의 낮은 문해력을 꼬집었다.
그런데 그 ‘낮은 문해력을 가진 요즘 세대’가 힙합계에 등장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아들로 음주 교통사고로 징역형을 받았던 문제적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이 가사에 쓴 ‘사흘’이 문제가 됐다.
노엘은 새 앨범 트랙 리스트를 공개하면서 수록곡 가사를 일부 공개했는데, ‘Like you’라는 곡에 “하루이틀삼일사흘 일주일이 지나가”라는 가사를 써 논란이 되고 있다. 사흘은 ‘3일’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노엘이 ‘하루이틀삼일삼일’이라고 쓸 의도가 아니었다면 ‘하루이틀사흘나흘’ 혹은 ‘하루이틀삼일사일’이라고 써야 맞다.
누리꾼들은 노엘을 향해 지적의 글을 쏟아내고 있지만 노엘은 해당 가사에 대한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과거 래퍼 창모는 ‘돼’를 ‘되’로 잘못 쓴 것을 지적하는 팬에 “의미만 전달하면 되는 것이지, 대체 이게 왜?”라며 받아치는 등 누리꾼과 기싸움을 했다. 최근까지도 지적이 계속되자 “이상한 거에 꽂히지 말자” “너네 똑똑하고 저 무식합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되·돼’는 아직까지도 창모 하면 떠오르는 사건 중 하나다.
틀린 것은 맞게 고쳐야 한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틀린 것은 틀린대로 밀고 나가는 게 ‘힙합’이라고 착각하는 태도는 결국 ‘힙찔이’라는 대중의 조롱만 불러올 뿐이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인디고뮤직,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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