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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머리숱 빽빽한 PD가 만드는 탈모 예능 (인터뷰①)

정윤정 에디터 기자 조회수  

<박설이의 막후TALK> 막후(幕後)의 사람들, 나오는 사람이 아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MBN ‘모내기클럽’, 웹예능 ‘운동부 둘이왔어요’ 김성 PD

[TV리포트=박설이 기자]”월화수목금토일 쉬는 날이 없어요.”

KBS에서 ‘1박2일’ 팀에 제일 오래 있었던, 현 스페이스래빗 소속 김성PD는 힘들어 하면서도 미소를 띠었다. 하고 싶은 일을 신나게 하는 사람의 ‘폼’이었다.

예능을 만드는 스페이스래빗은 ‘돌싱글즈’ ‘고딩엄빠’으로 성공을 거두며 MBN 예능의 존재감을 공고히 했다. 야심차게 선보이는 국내 최초 탈모 버라이어티 ‘모내기클럽’을 맡은 김성 PD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20년부터 MBN에서 ‘친한 예능’ ‘오래살고볼일’ ‘전국방방쿡쿡’ 등을 만든 김성PD. 웹예능 ‘운동부 둘이왔어요’와 ‘모내기 클럽’을 동시에 만들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최근, 서울 상암에서 만났다.

KBS, 꿈에 그리던 직장이었지만…”

방송가에서 ‘공무원’으로 통하는 ‘KBS 소속’이라는 신분을 내려놓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터. 김성 PD는 “안정적이고 꿈에 그리던 직장이었지만, 새로운 숏폼, 플랫폼 등에 대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며 세상 밖으로 나온 이유를 밝혔다. MBN의 예능 제작 전문 자회사인 스페이스래빗에서 KBS 출신 PD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그는 “KBS 있을 때는 부서별로 워낙 바빠서 서로 볼 시간이 없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보니 더 끈끈해진 것 같다”며 만족했다.

물론 KBS를 떠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 가장 아쉬운 건 KBS의 ‘원스톱 시스템’이라는 김PD는 “있을 땐 몰랐는데 후반 작업 시스템이 정말 위대하다”라고 말했다. 자막, 색 보정 등 완성본이 나올 때까지 모두 KBS 직원들이 맡아 했기에 촌각을 다투는 전쟁 같은 편집 과정도 물 흐르듯 진행될 수 있었다. 그는 “한번에 되는 시스템이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었는데, 나와서야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다”면서 “나와보니 분야별로 다 세분화돼 있어 하나하나 이메일로 소통을 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 일할 때가 많아져 디테일을 얘기하기 쉽지 않더라”라고 아쉬워했다. KBS 등 지상파가 갖춘 고급 인력 인프라, 최상급의 정보력은 재직 PD들에게 가장 큰 메리트일 수 있다. 오랜 시간 방송을 만들며 구축한 시스템을 떠나 만나게 된 건 외주와 조율의 연속. 음향, 음악, 자막, 종편 등 외주사가 다 다르고 최종 결정권을 가진 PD 입장에서는 이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피로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KBS를 떠나며 남았던 일말의 아쉬움을 보듬어주는 건 함께했던 동료들이다. 김성PD는 KBS에서 함께 일했던, 지금은 KBS를 떠나 다른 방송사에서 일하고 있는 동기 PD들과 지금도 자주 만나며 응원을 주고받는다. 그는 “다 잘돼서 너무 좋다. 힘든 바깥으로 나와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해서 잘되고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탈모를 예능으로 만들어도 될까?”

​대학 시절 영화 연출을 전공한 김성 PD는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이라는 책을 보고 동명의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전쟁 사진을 본 사람은 ‘나는 저 전쟁에 죄책감은 없어. 안쓰럽지만 남의 고통일 뿐이야’라고 한다. 어쩌면 저 전쟁을 이미지화하는 것조차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에 만든 영화였다”고 자신의 첫 연출작을 떠올렸다. 김PD가 습작에 대해 처음 털어놓은 이유는 그가 만들고 있는 예능 ‘모내기클럽’ 때문이다.

머리숱이 빽빽해 탈모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는 김성 PD가 ‘모내기클럽’ 연출 제안을 받은 건 지난해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라고 생각해 고사했지만 결국 김 PD의 손으로 돌아왔다. 그는 “탈모로 예능을 만든다는 건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면서도 “탈모를 감추고, 음지로 들어가고, 친한 친구에게조차 얘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극복한 이들의 희망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면 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타인의 외모를 지적하는 것이 결례라는 인식은 확산됐지만 유독 아시아권에서, 특히 한국에서 탈모는 여전히 놀림의 대상이다. ‘대머리’ 혹은 ‘민머리’라며 개그의 소재로도 자주 이용한다. 벨기에에서 온 방송인 줄리안은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이마를 드러냈다가 주변의 놀림과 걱정을 겪고는 결국 모발 이식 시술을 받았다. 탈모를 향한 한국인의 ‘시선’에 굴복한 셈이다. 줄리안의 사례가 연출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김 PD는 “탈모 고민을 가진 인구가 천만인데, 많은 이들이 타인의 시선 때문에 몰래 찾아보다 잘못된 정보를 접한다. 그런데 제대로 된 정보를 얻고 진료를 받으려면 많은 돈이 들지 않나. 양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명수, 탈모 극복 위해 안 해본 것 없는 사람”

일찍이 ‘탈밍아웃’을 한 연예계 대표 ‘탈모인’ 박명수는 ‘모내기클럽’ MC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 김PD는 “기획 의도를 설명하기도 전에 먼저 다 얘기하시더라. 탈모 극복을 위해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분”이라며 박명수를 향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많은 방송인들이 탈모인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탈밍아웃’을 결심하고 있다. MC인 박명수와 김광규 외에도 김수용, 박성광, 줄리안, 고은아까지 ‘모내기클럽’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자 게스트로 나서줬다.​

탈모에 대한 정보만으로 프로그램을 채우는 게 가능한지도 고민거리였다. 김성 PD는 이들의 ‘이야기’로 채워 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정보 제공이나 궁금증 해결에는 한계가 있을 거다. 탈모 고민을 가진 회원(방청객) 분들의 인간적인 얘기를 들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최근 촬영된 여성 탈모인 편에는 고은아, 김미려, 이은형, 배윤정이 출연해 출산 후 탈모, 넓은 이마 등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고.

​김 PD는 “‘모내기클럽’에 출연하는 분들은 극복기를 공유하거나, 탈모를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된 과정을 얘기해 준다. 이들이 지나온 길을 보면서 좋은 정보를 얻어가길 바란다. 시청자가 정보를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BN, 김성 PD

​[막후TALK] 인터뷰②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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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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