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도민준’ 김수현과 ‘유대위’ 송중기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남자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노련한 연상의 누나들이 있다는 점이다.
김수현과 송중기는 중국에서 유명한 배우는 아니었다. 국내에서는 두터운 팬층을 가졌지만 글로벌 영향력을 가졌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한류 드라마 속 캐릭터로 한류 스타의 반열에 오른 송중기와 김수현, 그 뒤에는 송혜교와 전지현이 있었다. 누나들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 승승장구 중이다.
◆ 송중기 매력 폭발, 밀어주는 송혜교 있지 말입니다
‘태양의 후예’로 한중 양국에서 육군특전사 유시진(송중기 분) 열풍이 뜨겁다. 그야말로 군 제대 후 성공적인 복귀다. 여리여리한 외모에 중저음의 목소리로 내뱉는 반전의 ‘다나까’ 말투에 아시아 여심이 흔들리고 있다.
‘태양의 후예’ 전 중화권에서 송중기의 존재감은 ‘런닝맨’ 전 멤버 정도였다. 한류 드라마라고 칭할 만한 대표작은 사실상 없었다. 물론 앞서 ‘성균관 스캔들’ ‘착한 남자’ 등 작품이 있었지만,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의 매력을 더욱 광범위하게 중국에 소개하는 계기나 다름없다.
송중기와 국내에서와 동시에 중국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동시 방영의 힘이 크다. 애초 ‘태양의 후예’ 한중 동시 방영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송혜교의 주인공 캐스팅이다. 중국에서 최고의 인지도를 가진 한국 여배우 송혜교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타이틀이 ‘태양의 후예’의 중국내 화제성을 보장했다. 결국 송혜교로 드라마에 입문해 송중기에 푹 빠지는 그림이다. 외모, 연기력, 매력을 모두 갖춘 송중기의 스타성이 본격 발현되도록 멍석을 깔아주고 있는 셈.
물론 연기에 있어서도 송중기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송혜교의 서포트는 극의 밸런스를 맞추며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 송중기가 무게감 있게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건 허당기 있는 미모의 속물 여의사 강모연의 발랄하고 다소 코믹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송혜교의 연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물론, 송송 커플의 훈훈한 비주얼도 최고의 볼거리다.
◆ “도민준 씨” 유행어, 천송이가 만든 거잖아요
“도민준 씨!”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전능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을 찾는 천송이(전지현 분)의 대사는 곧 중국 전역을 휩쓸었다. 중화권에서 김수현은 아직까지도 ‘도민준씨’ ‘도교수’로 불린다.
김수현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본격적인 여심 저격을 시작했다. 다만 중국에서는 한류 드라마 타이틀을 얻을 만한 인기를 얻지는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을 만났고, 감미로운 목소리와 수준급의 연기력으로 대륙의 여심을 사로잡았다.
‘별에서 온 그대’는 ‘엽기적인 그녀’로 중국에서 단숨에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떠오른 전지현의 결혼 후 복귀작으로 먼저 주목을 받았었다. 13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전지현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중국내 한류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런데 전지현을 보려 시청한 드라마에서 의외로 도민준 역의 김수현이 소년같은 얼굴과 반전된 중저음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중국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다소 황당한 설정의 주인공 도민준을 발군의 연기력으로 어색함 없이 소화해내며 천송이 역의 전지현과 찰떡 호흡을 맞췄고, 서서히 대륙의 여심을 서서히 달구더니 수백억대 CF 수입을 벌어들이는 최고의 한류 스타 반열에 올랐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KBS2 ‘태양의 후예’ SBS ‘별에서 온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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