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그대 떠나가도, 별은 내 가슴에…”
배우 최진실이 사망한지 벌써 8년이 흘렀다. ‘만인의 연인’으로 남은 그녀를 추억하기 위해 양평에 있는 고인의 묘역에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오전 10시를 넘기자 밝게 웃는 고인의 영정 앞에 꽃이 한 다발씩 모이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표정으로 고인을 추억하는 사람들. 하늘도 함께 슬퍼했다. 양평 갑산공원에는 꽤 오랜 시간 비가 내렸다.
이날 추모객들 사이로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개그우먼 이영자였다. 최진실의 절친으로 알려진 이영자는 색색의 국화꽃 한 다발을 최진실 앞에 내려놨다. 그리고는 한동안 아무 말없이 환하게 웃고 있는 고인의 사진을 바라봤다.
이영자는 “너무 보고 싶다. 갈수록 더 보고 싶다”면서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안 울려고 했는데”라고 말했지만 돌아선 등 뒤에서도 그녀의 흐느낌이 전해졌다. 이영자는 눈물을 훔치며 “조금만 더 버텨주지”라고 나지막한 소리로 읊조렸다. 그러면서 “그땐 너무 놀라서 달아나기만 했다”며 “환희 준희한테 더 잘해주지 못 해서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11시가 넘어가자 최진실의 어머니 정옥숙 여사가 도착했다. 어머니는 딸과 아들의 묘 앞에 차례로 국화 바구니를 내려놓고 짧은 묵념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환희 준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어머니는 “애들은 추석 때 왔다 갔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수척한 모습의 어머니는 “어젯 밤에 또 생각이 나서 혼자 한참을 울었다. 기력이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이 들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세월이 쌓일수록 그리움만 더 쌓인다. 잊히는 건 하나도 없다”고 딸을 그리워했다.
어머니가 기억하는 최진실은 ‘효녀’다. 어머니는 “엄마가 하자는 대로 다 하고, 엄마가 행복하면 본인도 행복하다고, 열심히 돈 버는 것도 엄마를 호강시켜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떠나간 딸을 추억했다.
이어 아들 최진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어머니는 “내가 서둘러서 장가를 보냈어야 하는데. 장가도 못 가고 떠나서 가슴에 한이 됐다”면서 “대부분 나이가 들면 여자를 데리고 오지 않느냐. 그래서 기다렸더니”라는 말을 끝으로 잠시 슬픔에 잠겼다.
이날 어머니는 “이렇게 좋은 세상에 자식들 데리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어느 날 홀연히 떠나서”라면서 “엄마가 평생 서러움을 안고 가야 한다. 못 다 살고 떠난 딸이 가엾고 불쌍하다. 그곳에서 아들딸 잘 되게 지금 같이 착하게 자랄 수 있게 잘 지켜봐 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갑산공원에는 이영자 외에도 주진우 기자와 최진실의 가족, 지인, 팬클럽 등이 찾아와 떠나간 고인을 추억했다. 시간이 흘러도 영원한 스타. ‘만인의 연인’은 그렇게 깰 수 없는 깊은 잠에 빠졌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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