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시작은 인피니트 멤버 호야였다. 그룹에서 춤을 췄고, 랩 파트를 소화했다. 그러는 와중에 유닛도 하고, 연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데뷔 7년을 보내면서 자신감이 한껏 충전된 모양이다. 돌연 그룹을 떠나, 멤버들을 버리고 이호원으로 나서겠다는 걸 보면.
2017년 8월 30일부로 인피니트는 6인조가 됐다. 7인조 완전체로 칼군무를 자랑하던 인피니트는 이제 없다. 동우와 함께 인피니트의 댄스 센터를 맡았던 호야가 빠졌으니. 사실 호야의 춤 실력은 아이돌 사이에서 인정받았다. 데뷔 전부터 댄스크루로 활동했던 호야는 인피니트 옷을 입고 훨훨 날았다.
그랬던 호야가 더 이상 인피니트이길 거부했다. 인피니트 호야가 아닌 솔로 호야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 형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솔로 가수로 컴백할지, 몇몇 작품 덕에 얻은 배우 타이틀을 유지할지 알 수 없다.
호야는 울림엔터테인먼트의 공식 발표 후 자신의 SNS에 자필편지를 공개했다. 멤버들에게 미안하고, 소속사 대표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옛 동료에 대한 예의였다. 그러면서 진작 말 할 수 없는 탓을 울림엔터테인먼트로 돌렸다. 회사공식입장보다 앞서 자신의 상황을 발표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인피니트는 지난 6월 9일, 7년간의 계약이 만료됐다. 동시에 데뷔 7주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피니트는 자축하지 못했다. 이미 5월 컴백을 미룬 상태였다. 인피니트의 거취는 팬들에게도, 업계에서도 큰 관심사였다. 과연 인피니트는 이대로 ‘마의 7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아이돌이 되는 걸까.
당시에는 말할 수 없던 속사정이 3개월이 지나서야 밝혀졌다. 멤버 호야의 재계약 불발이었다. 호야는 인피니트 활동 및 울림엔터테인먼트와 계약여부를 두고 확실하게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 인피니트 측은 끊임없이 호야와 대화를 시도했다. 인피니트 완전체를 지키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멤버들도 마냥 기다렸다.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알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호야의 의중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멤버들이 먼저 나설 수는 없으니.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었나보다. 호야는 진작 마음을 먹었나보다. “오랜 기다림으로 지치셨을 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마음만큼은 직접 알려드리고 싶었지만 공식적인 발표가 우선이라 생각되어 긴 시간 말을 드리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싶습니다”고 했으니.
호야에게 인피니트는 7년으로 마감할 그룹이었다. 지속하는 대신, 그룹을 나와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이호원으로. 그건 온전히 본인의 선택이다. 그 누구도 이호원에게 인피니트의 호야를 강요할 수 없다. 한 번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는 평생 소속해야 한다고 우겨서도 안 된다.
다만 아쉬운 건 있다. 멤버들에게 미안하고, 소속사 식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컸다면 자필 편지 대신 당사자들에게 직접 마음을 전했다면 어땠을까.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대신, 진심을 다해 뜻을 보였다면 6인조 인피니트 컴백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었을 테니.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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