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그런 거야~ 결혼하는 거야”
2004년과 2005년, SBS 공개코미디 ‘웃찾사’의 황금기입니다. 그 시대를 이끈 코미디언들을 기억하시나요? 그 중 한 명이 결혼합니다. 윤택의 권투 코치, 혹은 ‘그런 거야’를 하는 군인으로 웃음을 주던 그때 그 사람. 바로 김형인입니다.
어느새 마흔 살이 된 그는 오는 3월 17일 품절남이 됩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 원파인데이스튜디오에서 웨딩 화보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김형인의 입이 귀에 걸려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합니다. 9살 연하 미모의 아내를 얻었으니 당연한 일일까요?
김형인(40)과 최미예(31) 씨는 ‘개그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로 통했고, 연인이 됐습니다. 이들의 러브 스토리는 개그처럼 재밌습니다. 김형인과 최 씨는 서로 “땡잡았다”면서 티격태격 농담을 합니다. 그러다가 김형인이 “나와 결혼해줘서 고맙다”면서 사랑싸움에서 져줍니다. 유시진 대위 못지않은 사랑꾼이네요.
Q. 결혼이 이제 두 달 남았네요. 기분이 어떤가요?
김형인 “김민기가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제 결혼 소식을 기사로 알렸어요. 청첩장이 나오면 지인들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결혼하는 거 기사로 알아야 하냐’고 욕을 엄청 먹었어요. 지금도 실감이 전혀 안 나요. 오늘도 웨딩 촬영해서 신기하기는 한데, 잘 모르겠어요. 축가, 주례도 아직 안 정했어요. 사회는 누구겠어요. 윤택 형이죠.”
Q. 개그맨 후배가 소개팅해줘서 만난 것으로 아는데, 두 분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해요.
김형인 “도광록이라고 14기 후배가 소개해줬어요. 그 친구가 빌린 돈이 있었는데 돈 갚을 능력도 안되는 것 같길래 소개팅이나 시켜달라 했거든요. 3명의 후보를 보여줬어요. 지금 여자친구 키가 제일 크더라고요. 그래서 이 친구를 만난다고 했죠.”
최미예 “대학교 때 개그 동아리였거든요. (도광록은) 학교 선배였죠. 개그우먼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대학교 시절 인맥을 넓히고 싶어서 재미 삼아 활동했어요.”
Q. 그래서 첫 만남은 어땠나요?
김형인 “개그맨이라고 생각하면 가볍게 생각할까 봐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사업가라고 소개해달라고 했죠. 연애를 한동안 안 하다가 여름에 추억 쌓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잊지 말자 6·25’를 떠올리며, 6월 25일에 만났죠. 그날 3차까지 갔어요. 그때 술을 또 시키더라고요. 저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것을 느꼈죠.”
최미예 “원래 술을 잘 안 마시는데 그날 마신 거예요.(웃음) 저는 첫 만남을 잊지 못해요. 오빠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차에서 나오지를 않는 거예요. 처음에는 ‘왜 이렇게 건방져, 인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이동하면서 보니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키 때문이었던 거죠.(웃음)”
Q. 결혼을 결심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형인 “이 친구가 요리를 되게 잘해줘요. 객지 생활한 지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집에서 하는 밥이 얼마나 맛있겠어요. 그래서 얘가 해주는 밥을 먹으면서 결혼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시기를 보고 있었어요. 제가 40이 되고, 여자친구도 30이 넘으니까 빨리 결혼하라 하시더라고요. 부모님들이 시골 출신이라서 큰일 나는 줄 알아요.”
최미예 “저희 엄마가 이상하게 처음 봤을 때부터 오빠를 귀엽다면서 좋아하더라고요. 아빠는 나이 차이 때문에 마음을 닫았는데 오빠가 정말 잘하고 진심이 느껴져서, 오히려 이제는 아빠가 더 좋아해 주고 빨리 결혼하라고 해요.”
Q. 프러포즈는 어떻게 했나요?
김형인 “아직 못 했어요. 사람들이 많은 데서 하는 것도 싫고, 보는 것도 싫어요. 프러포즈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마음이 중요하잖아요.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미예 “기다리고 있어요. 언젠가 결혼 전에는 하겠죠.”
Q. 2세 계획과 결혼 후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김형인 “혼전 임신이라고 많이들 오해하는데 절대 아니에요. 신혼을 즐기고 싶어요. 결혼하고 각방 쓸 거예요.(농담) 결혼하면, 책임감이 2배 이상 생기니깐, 행동도 하나하나 신경 써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각자 할 일하면서 예쁘게 살 생각입니다. 홍준표 의원 말을 반대로 응용해서 ‘설거지는 남자가 하는 거다’를 기조로요.
방송 활동도 계속해야죠. 결혼과 관계없이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저희가 코미디로 만났잖아요. 요즘 못 보여주고 있는데, 열심히 준비해서 이제 유부남을 웃기는 코너를 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김형인 “저는 많이 당해봐서 웬만한 악플에 코웃음을 안 쳐요. 그런데 여자친구는 처음 겪는 일이잖아요. 이 친구도 말은 안 하지만 상처받아요. 악플 달면 IP 쫓아갈 겁니다. ‘축하해요’라고 한 마디만 해주세요. 그리고 3월 17일 오후 3시 뉴힐탑호텔에서 결혼하는데, ‘기사 보고 왔어요’하면 식권을 드리겠습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해피메리드컴퍼니,봉드,원파인데이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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