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기분이 좋아서 그랬단다. 욕설을 마구잡이로 내뱉은 이유가. 이래서 어디, 기분 좋은 쌈디를 환영할 수 있겠나. 두렵다, 쌈디가 기분이 또 좋아질까 봐.
래퍼 쌈디(사이먼 도미닉, 본명 정기석)가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동료 DJ 웨건의 음악을 응원했다. 그야말로 ‘라이브’였다. 사고가 벌어졌으니. 쌈디는 술에 취해있었고, 거침없이 욕설을 쏟아냈다. 영상을 봤다면 알겠지만, 쌈디는 잔뜩 흥분한 상태.
방송을 보던 이들 중 일부가 DJ 웨건의 음악을 ‘인맥힙합’이라며 폄하했다. 이를 본 쌈디는 욕으로 상대들을 비난했다. 어쩌다 한 두 마디가 튀어나온 게 아니었다. 쌈디는 숫자 욕을 시작으로 각종 욕을 차례로 나열했다. 마치 랩처럼 욕도 쉬지 않고 투하하던 쌈디.
라이브를 보던 이들은 쌈디에게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무리 좋아하는 래퍼라도 욕설 테러를 당하니, 심기가 불편했겠지. 하지만 쌈디는 멈추지 않았다. 5분가량 쌈디는 줄기차게 욕설을 뿜었다.
심지어 쌈디는 “오늘 기분 좋아서 하는 얘기다. 기분 나빠서 하는 게 아니다”고 마무리했다. 본인이 기분이 좋으면, 다른 사람의 기분은 안중에도 없는 건지.
평소 쌈디는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무시하고, 음악인들을 함부로 평가하는 이들에게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그래서 꼭 얘기하고 싶었단다. 오랜 시간 음악을 해오고, 나름 유명세를 가진 쌈디가 앞장서고 싶었겠지.
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 술에 취한 채, 실시간 방송으로, 하고 싶은 말보다 욕설이 더 많이 담긴 입장은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온전한 이성을 갖고, 차분하게 글이든 말이든 제 생각을 밝혀도 되는데. 설마 욕설이 난무한 대화가 힙합 스웩이라고 여긴 건 아니겠지.
쌈디는 지난 6월 발표된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식욕(欲), 수면욕(欲), 물욕(欲), 성욕(欲)마저 사라졌다고 했다. 너무 힘들어서 인간의 기본 욕(欲)구를 다 잃었다고. 하지만 이번 기회로 본인도 알았겠지. 쌈디에게는 기분 좋으면 내뱉는 욕(辱)구 하나는 남아있었다는 걸.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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