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 김민희가 새 역사를 썼다. 한국배우로는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것. 김민희는 강수연, 전도연에 이어 세계 3대영화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한국 여배우가 됐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김민희의 국내 영화 복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자의든, 타의든, 김민희는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이후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이자벨 위페르와 함께 한 ‘끌레르의 카메라’와 지난 1월 서울 일대에서 촬영한 신작까지 두 편의 신작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베를린에서 또 다른 신작을 촬영할 계획이다.
김민희와 홍상수가 첫 호흡을 맞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등장한다. “저 모델일 했었어요. 돈도 괜찮게 벌었는데 아무 미래도 없고, 불안하고, 가치라는 걸 전혀 못 느꼈어요.” 김민희는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과 작업에 대해 “늘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해준다. 가짜가 아닌 진짜 사랑을 찾으려는 여자를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김민희가 ‘진짜 가치’, ‘사랑’이라는 화두에 꽂혔고, 이를 해갈해준 존재가 홍상수 감독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김민희는 베를린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상업영화를 하는 것은 내게 큰 의미가 없다. 이번 수상이 어떤 영향을 끼칠진 모르겠지만 기쁘고 감사하다”라며 앞으로 활동 범위가 대중영화는 아님을 암시했다.
전도연은 칸영화제 수상 이후 영화 ‘멋진 하루’, ‘하녀’, ‘무뢰한’, tvN 드라마 ‘굿와이프’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수연 역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충무로에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해내고 있다.
과연 김민희는 어떨까. ‘베를린의 여왕’이라는 자랑스러운 수식어, 배우로서 가치와는 별개로 불륜 스캔들은 그가 평생 짊어져야 할 숙제다. 이 결코 가볍지 않은 업보를 함께 짊어질 국내 제작자, 감독이 또 있을까. 김민희가 자신의 황홀한 연기를 더 많은 작품에서 펼칠 기회를 스스로 놓친 것은 아닐지 아쉬움이 커진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베를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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