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무지’는 ‘죄’가 아니다. 그렇다고 ‘실수’가 뿌린 ‘상처’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톱스타의 무지라면, 그 아픔은 더 크다.
19일 현재 팝스타 에드 시런이 욱일기 사용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발단은 지난 12일이었다. 에드 시런은 1백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팟캐스트를 홍보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때, 영상 속 전범기 디자인이 포착됐다. 파장은 시작됐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를 주축으로 한 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과 맞물려 일본 전범기(욱일기) 응원을 퇴치하자는 캠페인을 주도해왔다. 이 와중에 에드 시런의 욱일기 디자인이 삽입된 홍보 영상이 노출됐다. 서경덕 교수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후, 한국 팬들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의 항의 및 댓글이 폭주했다. 반응을 감지한 에드 시런은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나 관련 해명은 없었다.
에드 시런은 ‘그래미’ 상을 수상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에서도 1년 내내 팝 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수 많은 커버무대가 나올 만큼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물론 에드 시런이 게재한 이미지를 두고 전범기라고 단정 짓기는 무리가 있다. 일부러 저지른 사고도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쉬운 건 에드 시런은 전 세계를 무대로 수백·수천 명의 스태프와 함께 일한다. 언제 어디서든 팬을 만날 수 있는 ‘톱스타’다. 그렇다면, 나라사이 이해관계와 역사지식 정도는 최소한으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신중한 배려도 필요하다.
이번 일을 두고 서경덕 교수는 “무조건적인 비난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다. 이번 일을 통해 에드 시런에게 욱일기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알려줘 다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했다.
비슷한 사건은 4년 전, 또 다른 톱스타에 의해 벌어졌다. 저스틴 비버가 일본 체류 중 신사참배했던 일이 알려지며, 한국 팬들에게 상처를 입힌 것.
원망 섞인 목소리가 모이자 저스틴 비버는 즉각 “일본에 있을 때 신사에 방문한 것이 한국 팬들에게 상처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건 내 의도가 아니었다.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정말 미안하다”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에드 시런은 욱일기에 담긴 뜻을, 일본과 한국 사이 어떤 과거가 얽혔는지 몰랐을 것이다. 한국 팬들도 에드 시런을 향해 무조건적인 비난을 쏟아내지 않는 이유다. 다만 이번 기회로 되풀이된 논란과 상처로 전 세계 스타들의 무지가 해소되길 바란다. 그래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를.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에드 시런, 저스틴 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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