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안방극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러 이유로 외면받았던 ‘장르물’이 2017년 안방극장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이미 방송된 작품은 물론 현재 방송 중인 작품, 방송을 앞둔 작품까지 ‘장르물’ 편성이 줄을 잇는다.
3일 OCN ‘듀얼’(김윤주 극본, 이종재 연출)이 첫 방송된다. 선악으로 나뉜 두 명의 복재 인간과 딸을 납치당한 형사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 복제인간이라는 낯선 소재와 추격 스릴러라는 장르, 이 모든 것이 현재에서 펼쳐진다는 점이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오는 10일에는 tvN ‘비밀의 숲’(이수연 극본, 안길호 연출)이 전파를 탄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조승우)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배두나)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 드라마다.
7월 SBS에서는 사회부조리에 대한 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의 치열한 삶을 그릴 드라마 ‘조작’(김현정 극본, 이정흠 연출)을 편성했다. 현재 방송 중인 MBC ‘파수꾼’(김수은 극본, 손형석 박승우 연출 감독)은 액션 스릴러물,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김진희 유혜미 류문상 박은미 극본, 민진기 연출)는 tvN 최초 한국형 SF 추적극이다.
올해 방송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SBS ‘피고인’ ‘귓속말’, OCN ‘터널’ 역시 장르 드라마였다. 최근 종영한 KBS2 ‘추리의 여왕’도 한국색이 가미된 장르물에 속한다.
과거 국내 안방극장에서 손꼽히는 드라마라면 무엇보다 ‘러브라인’이 중요했다. 이에 ‘XX에서 사랑하면 통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을 정도. 여기에 장르물은 시청자 중간 유입이 쉽지 않은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이에 따른 시청률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제작비도 적지 않게 들지만, 간접광고(PPL)는 쉽게 붙지 않는다는 단점도 지녔다. 여러모로 방송국 입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어느 사이에 케이블 채널과 종합 편성 채널이 자리를 잡았다. 다매체 시대에 익숙한 젊은 시청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해외 드라마를 찾았고, 이와 비슷한 색을 지닌 국내 작품에 반응했다. 이들의 움직임은 장르물에 박했던 지상파 방송사까지 움직이게 만들었고, 안방극장에 ‘장르물 풍년’을 이뤄냈다.
이미 ‘피고인’ ‘귓속말’ 등은 방송 당시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줄곧 지켰고, 시청률 1위라는 영광 속에 종영했다. ‘터널’은 OCN 타깃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더 이상 ‘장르물은 안 통한다’는 말은 없는 것.
또 어떤 작품이, 어떤 장르물이, 어떤 기록을 이뤄낼는지 이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재미도 쏠쏠하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각 드라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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