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가을 극장가 흥미로운 두 대결이 눈길을 끈다. 바로, 마동석과 마동석, 이하늬와 이하늬의 대결이 그것.
# 반전 형사 마동석 vs 골때리는 종손 마동석
먼저, 마동석은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과 ‘부라더'(장유정 감독) 두 편의 영화로 약 한달간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고 있다.
조선족 조직폭력배 소탕작전을 그린 ‘범죄도시’는 개봉 전만 해도 그리 뜨거운 관심을 받지 못했던 작품. 특히 이병헌, 김윤석 주연의 ‘남한산성'(황동혁 감독)이라는 쟁쟁한 대작과 추석 맞대결을 펼치게 된 ‘범죄도시’는 이른바 ‘최약체’였다.
하지만 개봉과 함께 관객들의 심상치 않은 입소문을 일으키더니, 개봉 닷새 만에 ‘남한산성’을 꺾고 흥행 1위로 차트 역주행했다. 이후 3주 가까이 흥행 독주를 펼친 ‘범죄도시’는 ‘토르:라그나로크’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에도 꾸준한 관객 몰이로 ‘아저씨'(617만 명)를 꺾고 역대 청불 영화 흥행 3위를 기록했다. 개봉 5주차 주말에도 여전히 차트 3위에 이름을 올리며 무서운 뒷심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엔 마동석의 공이 컸다. 일단 그의 역할이 형사인 것부터가 반전. 헐크 같은 덩치에 소개팅과 성형에 관심이 많은 귀여운 면모를 드러내다가도 맨손으로 범죄자를 시원하게 내리치는 캐릭터가 마동석 그 자체였다. 기획부터 참여한 그의 탁월한 안목도 돋보였다.
지난 2일 개봉한 ‘부라더’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개봉 첫날 ‘토르:라그나로크’, ‘침묵’, ‘범죄도시’를 밀어내고 흥행 1위로 출발한 이 영화는 마동석의 필모그래피 가운데 가장 웃긴 영화.
안동 이씨 집안의 가보도 팔아먹는 형 석봉을 연기한 마동석은 코믹 연기의 절정을 선보인다. 관객들은 그가 등장하는 순간 이미 웃을 준비가 된 듯, 그의 쉴 틈 없는 애드리브에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 코믹 이하늬 vs 멜로 이하늬
이하늬의 재발견도 빼놓을 수 없다. 이하늬는 지난 2일 개봉한 ‘부라더’와 ‘침묵'(정지우 감독) 두 작품에서 서로 다른 연기 결로 배우로서 역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먼저, ‘부라더’에서는 교통사고 때문에 멘탈이 묘해진 여인 오로라 역을 맡아 골 때리는 코믹 연기를 펼쳤다. 반전 키를 쥔 인물인데다 캐릭터 자체가 기능적인 탓에 영화 전체의 톤에서 홀로 튈 수 있음에도 불구, 이하늬는 정확한 연기와 특유의 아우라로 이를 완벽히 소화했다.
‘침묵’에서는 그야말로 인생 연기를 펼친 이하늬다. 그간 적지 않은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하늬이지만 이번 ‘침묵’에서의 연기는 분명 그의 배우 인생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 임태산(최민식)의 약혼녀이자 인기 재즈싱어 유나 역을 맡은 이하늬는 차분하고 묵직하게 영화 전반에 멜로와 슬픔의 정서를 불어넣었다.
이하늬와 이수경이 맞붙은 화장실 장면은 섬뜩할 정도고, 엔딩 무렵에서는 대사 한마디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가 부른 삽입곡 ‘흔들리는 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관객을 붙잡는 힘을 발휘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스틸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