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부모님은 내 실제 모습을 얼마나 알고 계실까’
평범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해봤을 이 질문을 던지는 예능이 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오리 새끼’다. 명절 파일럿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정규 편성 후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 치우더니 어느새 10%의 고지를 점령하며 금요일 심야 예능 최강자로 우뚝 섰다. 정상에 오르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노총각 박수홍은 최근 클럽에 빠져 있다. ‘미운 오리 새끼’는 그가 클럽에 열광하고, 그곳에서 젊은 여성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욕망을 거르지 않고 보여준다. 스타의 사생활에 엄격한 한국 대중에게 이는 ‘비호감’으로 비칠 수 있는 장면이다. 나이 든 남자의 주책이거나, 연예인이니까 가능한 화려한 일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박수홍의 이런 행동은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차원을 넘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일상이 된다.
대중에게 스타는 성공의 상징이다. 부와 명예를 거머쥔 자들, 스포트라이트가 따르고 신드롬의 선봉에 선 ‘뭔가 가진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 역시 엄마 앞에서는 철없는 아이에 불과하다. 이들의 일상이 카메라, ‘엄마의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 스타는 평범한 우리집, 혹은 이웃집 자식이 된다.
박수홍의 어머니는 아들의 유난스러운 클럽 앓이를 모니터로 지켜본 후 “혼 내야 되겠네”라며 혀를 끌끌 찬다.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다. 사랑이다. 평범한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할 수 있는 박수홍의 사치는 내 어머니를 닮은 스타들의 어머니 덕에 “성공한 연예인이니까 그렇게 놀 수 있는 것”이라는 비난이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노총각의 일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때문에 까다로운 허지웅의 성격도, 유별나게 술을 좋아하는 알콜러 김건모도, 식탁에서 발톱을 깎는 토니의 모습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엄마의 걱정스러운 눈에 우리의 감정이 이입됐기 때문이다. ‘미운 오리 새끼’는 관찰 예능을 포맷으로 하지만 엄마들의 정에 의해 좀 더 특별해진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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