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유해진의, 유해진에 의한, 유해진을 위한 영화다. 비수기 극장가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럭키'(이계벽 감독) 얘기다. 유해진의 원맨쇼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작품은 한 배우가 지닌 호감과 연기력이 한 작품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50편이 넘는 작품에서 늘 일당백의 열연을 펼쳐온 그는 ‘럭키’로 기어이 원톱 티켓파워까지 증명해냈다. 투박하지만 흥겹고 따뜻한, 비중에 상관없이 쉬이 잊히지 않는 그의 인생작들을 꼽아봤다.
# 전에 없던 비주얼…’주유소 습격사건’
단역에 가까운 분량이었지만 존재감만큼은 주연 못지않았다. 유해진은 1999년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김상진 감독)에서 단역 양아치1로 출연했다. 실제 동네 건달이라 해도 믿을 만큼 리얼한 연기와 거친 발성은 단번에 관객들의 시선을 앗아갔다.
# 감초조연 시초…’왕의 남자’ 육갑
영화 ‘왕의 남자'(이준익 감독)는 유해진에게 감초 조연이라는 수식어를 안긴 작품이다. 육칠팔 패거리 중 한 명인 육갑으로 등장한 유해진은 어딘가 억울해 보이는 표정 연기, 걸쭉한 인간미 넘치는 연기로 천만 관객에게 강인한 인상을 안겼다.
# 인생캐릭터…’타짜’ 고광렬
유해진의 필모그래피를 떠올릴 때 ‘타짜’를 빼놓을 수 없다. 유해진이라는 이름 석 자를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배우 본연의 매력을 기반으로 인물을 구축하는 최동훈 감독의 장기가 유해진만의 전매특허 캐릭터 연기와 빚어낸 앙상블이 굉장했다. 조승우가 연기한 고니 캐릭터와의 브로맨스도 역대급.
# 음~파! 음~파!…’해적:바다로 간 산적’ 철봉
유해진 코믹 연기에 대한 대중의 호응도를 증명해준 영화다. 이미 등장할 때부터 웃을 준비를 마친 관객들은 그가 고래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무장해제돼 극장이 떠나가라 박장대소했다. 유해진은 이 영화로 “음~파, 음~파”라는 기이한(?) 유행어까지 남겼다.
# 멜로, 단무지 공예, 김밥아트…’럭키’
기억상실증에 걸려 얼떨결에 무명배우가 된 냉혹한 킬러. 설정부터 웃긴 이 영화에서 유해진은 코믹, 멜로, 액션까지 다채로운 활약상을 펼쳤다. 그야말로 유해진 연기 종합선물세트. 수많은 작품에서 쌓아 올린 호감과 신뢰, 유해진이란 브랜드 덕분에 관객은 그의 열연에 아낌없이 호응했다. 단무지 공예, 김밥 아트를 선보이는 킬러라니. 사뭇 진지해서 더 웃겼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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