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초인가족’이 순조로운 첫 방송을 마쳤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이야기가 드라마로 펼쳐졌고, 어느새 드라마에 빠져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시청자가 대부분이다. 내 이야기인 듯 평범한 주제가 시청자에 공감을 선사하고, 그 속에서 따뜻한 위로도 안겼다.
SBS 새 미니드라마 ‘초인가족 2017’(진영 극본, 최문석 연출)이 20일 포문을 열었다. 앞서 ‘SBS 시트콤의 부활’이라며 큰 기대를 모았던 이 드라마는 1주일에 30분씩 2회 분량을 방송하는 방식의 미니드라마를 표방했다. 때문에 빵빵 터지는 큰 웃음이 아닌 잔잔한 공감 속에 작은 웃음과 다독임을 선사했다.
첫 이야기 30분 만으로도 드라마 속 주요 캐릭터를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월차를 냈지만 회사를 향한 관심이 계속돼 일하는 후배들에게 연락하기 바쁜 만년과장 나천일(박혁권). 그는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입지가 크지 못했다.
나천일의 아내 맹라연(박선영)은 중2 딸을 둔 억척스러운 아줌마가 됐지만 속내는 언제나 소녀의 모습 그대로이고 싶었다. 나천일과 맹라연의 딸 나익히(김지민)는 성적과 짝사랑, 절친 사이에서 제대로 표현도 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중학생이었다.
2화에서는 나의 상태 보다 남이 나를 보는 눈에 대해 신경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마치 우리 집을 들여다본 듯, 내 이야기를 옮긴 듯한 주제가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한 화가 끝날 때 시청자에게 던지는 질문이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유명한 드라마의 패러디를 더해 웃음도 선사했다.
박혁권 박선영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마치 실생활을 옮긴 듯 한없이 자연스러웠다. 과거 시트콤에서 사용되던 큰 웃음 터지는 음향효과는 없었지만 공감 속 소소한 웃음을 선사했다.
‘초인가족’은 강렬한 주제을 품지도, 화려한 치장을 하지도 않았다. 다만 잔잔한 이야기로 ‘이 시대를 살아내는 초인 같은’ 우리에게 반창고 같은 드라마가 될 싹임을 증명했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초인가족’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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