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질투가 앞섰던 어머니의 칼날에 상처를 입은 아들, 그렇게 남은 흉터가 발목을 잡았다. 이후 오래도록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황자가 아닌 볼모로 아픈 시간을 보냈던 이 남자가 드디어 황위에 올랐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조윤영 극본, 김규태 연출) 17회에서는 황제의 별을 타고난 4황자 왕소가 뜻을 이루고 광종이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어린 시절 왕소는 얼굴을 칼에 베였다. 제 어머니 충주원 황후 유씨(박지영)가 남긴 이 상처는 커다란 흉터로 자리 잡았다.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황자의 몸에, 그것도 얼굴에 큰 흉터가 있다는 것은 그를 황자 대접조차 못 받게 하는 장애물이 됐다. 결국 ‘양자’라는 좋은 허울 아래 볼모로 남의 집안 아들 노릇을 해야 하기도 했다.
잠시 황궁에 들를 일이 생겼던 왕소는 그대로 황궁에 머물길 바랐다. 더 이상 볼모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 가까이서 제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자 하는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황후 유씨는 여전히 왕소에게 냉랭했고, 그의 큰 흉터는 백성들의 마음도 얻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런 왕소의 삶을 바꿔놓은 것은 해수(이지은)였다. 마치 해수가 미래에서 컨실러를 사온 듯, 왕소의 흉터를 화장 기술로 뚝딱 가려줬다. 왕소는 더 이상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된 것. 흉터를 지우자 자신감을 되찾은 왕소는 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고, 제 몫을 찾아갈 수 있었다.
기우제의 제주가 돼 비를 내린 왕소는 왕건의 신임을 받았다. 왕요의 검은 계획으로 휘청하기도 했지만 제 자리를 지켰고, 고려 2대 황제 혜종(김산호)에 충성을 다했다. 여전히 왕요는 황좌를 노리고 있었고, 결국 형제를 죽이면서까지 황위에 올랐다. 형제를 죽이고 야만적으로 행동하는 정종을 보며 ‘황제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왕소는 황궁 무혈입성에 성공, 왕요의 국새를 넘겨받아 4대 황제 광종이 됐다.
황좌에 오른 광종은 나랏일에 힘쓰며 좋은 나라를 만들려 노력했다. 그러나 ‘광종이 정종의 유언을 조작해 황제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소문에 두려움과 분노심을 느꼈고, “상소를 올린 자들 모두 역모죄로 처형하겠다. 황위 계승에 의심을 품거나 빌미를 남길 자는 하나도 남기지 않겠다”며 무서운 군주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제 그의 앞에 남은 것은 해수와 사랑을 이루는 것뿐. 아픔의 시간 속 자신을 지키기 위해 휘둘렀던 칼에 묻혔던 피, 황궁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아버지의 신임을 얻기 위해 흘렸던 땀과 눈물로 완성된 황좌에서 광종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까. 여전히 불안 요소인 8황자 왕욱(강하늘)과 황보연화(강한나)의 관심 속에 놓인 광종과 해수의 앞날에 관심이 쏠린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달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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