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BEING RIGHT SUCKS”(맞혔네 빌어먹을)
팬들 사이에서는 ‘카우치 개그’라 불리는 ‘심슨 가족’의 오프닝에 등장한 문장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TV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오프닝에서 주인공 바트 심슨은 학교 칠판에 ‘BEING RIGHT SUCKS’를 반복해 썼다. 바트가 칠판에 반성문을 쓰는 이 장면은 매회 ‘심슨 가족’ 오프닝에 등장하지만 칠판에 적히는 내용은 매번 다르다. 그동안 제작진이 전하고픈 메시지를 담는 경우가 많았고, 14일 방송분도 그랬다.
16일 미국 CNN에 따르면 ‘심슨 가족’은 16년 전인 2000년 방영된 ‘미래로 간 바트’ 에피소드 중 트럼프가 등장한다. 미래에서 바트의 여동생인 리사 심슨이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고, 리사는 트럼프가 대통령을 맡은 뒤 미국이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트럼프가 대사를 통해 전직 대통령으로 등장하는 것. 이 방송은 도널드 트럼프가 실제로 대선 주자로 나선 이후부터 ‘심슨 가족의 예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미국에서는 “트럼프는 내 대통령이 아니다”며 그의 대통령 당선을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고,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그의 당선에 불만을 드러냈다.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언행을 일삼았던 트럼프의 당선에 미국이 쇼크 상태에 빠진 것.
그런 가운데 ‘심슨 가족’ 제작진은 16년 전 ‘미래로 간 바트’ 에피소드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예언한 것을 들어 “예측이 맞아서 기분이 나쁘다”는 뜻의 문장을 오프닝에 적어 트럼프의 당선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정치 풍자를 게을리하지 않아온 ‘심슨 가족’답게 사이다 같은 한방으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슬퍼하는 시청자들을 위로했다.
‘심슨 가족’은 1989년 정규 편성돼 2015년까지 27시즌이 방영됐으며, 지난 9월 말 28번째 시즌이 시작됐다. 미국 스프링필드에 사는 호머 심슨, 마지 심슨, 바트 심슨, 리사 심슨, 매기 심슨 등 심슨 가 사람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려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600회 방영을 달성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심슨 가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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