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그룹 젝스키스가 노래를 발표한다. 하지만 신곡이 아니다. 외형을 살짝 바꾼 헌 곡이다. 그토록 신곡 발매로 분위기를 띄웠던 YG. 실망했을 팬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낯 뜨겁다.
23일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젝키가 12월 1일 컴백한다고 밝혔다. ‘WHO’S NEXT’ 티저의 주인공을 젝키로 공지하며, 앨범 타이틀은 ‘2016 Re-ALBUM’라고 했다. 젝키의 히트곡 10곡을 선정해 2016년 버전으로 편곡했다고 덧붙였다.
“녹음 및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새롭게 거친 앨범”이라며 ‘Re-recording / Rearrange / Remaster’를 강조했다.
맥 빠지는 설명이다. 젝키가 신곡을 녹음했다고, 일본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젝키는 신곡이 아닌, 신곡처럼 포장한 기존 곡이었다. 지난 10월 발표했던 ‘세 단어’만 진짜 신곡이었다.
물론 젝키에게 또 다른 신곡이 준비됐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발표 시점은 이번이 아니다. 데뷔 20주년에 맞춰, 내년 4월로 밀렸다. 오매불망 신곡 발표만 기다렸을 젝키 팬들에게 YG엔터테인먼트의 이번 발표는 참 황당하다.
젝키는 지난 9월 단독 콘서트에서 편곡된 음원들로 무대를 꾸몄다. 멤버들의 만족은 높았고, 팬들 역시 반응이 뜨거웠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이번 곡들은 충분히 발표할 수 있다. 활동에서 빠진 멤버 고지용의 공백을 다른 멤버의 목소리 혹은 달라진 파트로 대체했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렇다면 YG엔터테인먼트는 젝키의 신곡 발표로 분위기를 잔뜩 띄웠으면 안됐다. 사실상 ‘컴백’이라고도 할 수도 없다. 16년 만에 컴백한 젝키, 그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에게 ‘컴백’은 단순 곡 발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런 젝키 팬들에게 신곡 발표다, 컴백이다 등의 선언은 거짓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도대체 YG엔터테인먼트는 젝키의 신곡 발표를 늦추고, 굳이 히트곡을 다시 내놓았을까. 단순하게는 이는 음원수익과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겠다.
젝키가 지난 5월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발표한 곡은 ‘세단어’가 유일하다. 젝키는 컴백 후 각종 방송 및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말 콘서트도 앞두고 있다. 그때마다 젝키는 과거 히트곡을 부르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과거 13곡의 대표 활동곡이 음원차트 100위 안에 진입하며 차트 역주행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곡 ‘세단어’를 제외한 모든 곡의 음원수익 권리는 DSP미디어(전 대성기획)가 보유하고 있다. 젝키의 노래가 쓰일 때 마다 젝키를 데뷔시킨 DSP미디어가 수익을 얻고 있는 상황. YG엔터테인먼트 측은 고작 ‘세 단어’에 대한 권리만 갖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 해당 수입이 다른 곳으로 빠져가는 게 아까웠을 수 있겠다.
젝키는 1997년 데뷔해 꾸준히 히트곡을 쌓았다. 16년의 공백을 뚫고, 2016년 4월 다같이 무대에 섰다. 5월부터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2만 규모의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신곡으로 음원차트를 올킬시켰다. 젝키 관련 MD 상품은 여느 아이돌 못지 않게 판매되고 있다. 투자비용에 비해 젝키는 YG엔터테인먼트에 많은 수입을 가져다주는 든든한 막내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그런 젝키를 품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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