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개봉은 했는데 영화가 보이질 않는다. 안재현 주연의 중국 영화 ‘나는 처녀자리’ 얘기다.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일에 있어서는 완벽하지만 사랑을 모르는 두 남녀가 음식맛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나는 처녀자리’에서 안재현은 음식 잡지 편집장이자 미식 평론가 렁안 역을 연기했다. 그의 두 번째 중국 영화다. 배우 유인나와 함께 한 영화 ‘웨딩 다이어리’는 아직도 개봉 소식은 감감무소식인 가운데, ‘나는 처녀자리’는 사드 정국에도 다행히 개봉을 할 수 있었다. 개봉 전 안재현이 직접 중국을 찾아 다른 배우들과 개봉 전 홍보 활동도 함께 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정식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당일 반짝 10위권 안에 들고는 곧 자취를 감췄다. 개봉 당일 중국 박스오피스 순위에 따르면 ‘나는 처녀자리’는 이날 6위를 기록하고는 이튿날부터 순위에서 실종됐다. 개봉 1주일이 지난 현재 영화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도 ‘나는 처녀자리’ 상영 티켓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상영관이 없기 때문. 중국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인 CBOOO에 따르면 ‘나는 처녀자리’는 개봉 3일 만에 상영이 중단됐다. 매출액은 417만 위안(약 7억 1천만 원)의 초라한 숫자에 그쳤다.
한국 배우가 주연급으로 출연한 영화들 가운데 이민호 주연의 ‘바운티 헌터스’, 엑소 찬열 주연의 ‘나는 안티 팬과 결혼했다’ 두 작품 외에 대부분의 영화는 흥행 참패를 맛봤다. 한국 배우가 중국 스크린에서는 별 메리트가 없다는 게 증명된 상황에서, 안재현 역시 다른 흥행 참패 배우의 전철을 밟게 됐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현지의 한류에 대한 싸늘한 시선도 영향을 줬을 터.
물론 배우의 역량도 문제다. 안재현은 중국에서의 예능 경험을 토대로 tvN ‘신서유기’에서 독특한 예능감을 펼치며 예능인으로 신선한 매력을 발산했다. 드라마 ‘블러드’로 혹평 폭탄을 맞은 덕인지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에서 다소 나아진 연기력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중국 영화에서는 연기로나 존재감으로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 분위기다.
결국 ‘별에서 온 그대’로 인지도를 챙긴 안재현은 그에 상응하는 실력과 인기를 얻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첫 중국 영화는 촬영이 끝난 지 1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개봉 소식이 없고, 두 번째 영화는 흥행 참패를 맛봤다. 배우 안재현의 중국 필모그래피는 본인과 팬 모두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고 말았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영화 ‘나는 처녀자리’, CBOOO, 안이헌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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