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봄은 봄이라서 북적였다. 여름은 여름이라 화끈했다. 가을은 가을이니까 풍성했다. 겨울은 겨울이기 때문에 그래야 했다. 결국 2016년 가요시장은 언제나 뜨거웠다.
◆ 걸그룹 세대교체…대체불가 트와이스
2016년 대세 걸그룹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여자친구로 시작된 걸그룹 포텐은 마마무가 이어받았고, 트와이스, 아이오아이, 블랙핑크가 차례로 대열에 올랐다. 기존 걸그룹의 선전을 막았다고 평가될 정도로 빠르게 치고 올랐다. 연차도 얼마 되지 않은 새싹 걸그룹이라 그 위협은 더 크게 느껴졌다.
이 중 압도적인 존재감은 트와이스 차지였다. 지난해 10월 데뷔한 트와이스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잇따라 출격하며 대체불가 걸그룹으로 올라섰다. 올해 가장 인기곡 두 곡은 트와이스의 몫이었다. 급기야 데뷔 1년 만에 가요 시상식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아이오아이(I.O.I)는 트와이스와는 별개의 존재로 주목받았다. Mnet ‘프로듀스101’을 통해 선발된 아이오아이는 각종 광고와 화보의 주연을 꿰차며 승승장구했다. 음원차트와 음악프로그램까지 모두 섭렵하며 시한부 걸그룹의 성공적 사례로 남았다.
◆ 보이그룹 기싸움…절대 강자는 없다
2016년에도 보이그룹의 기싸움을 반복됐다. 엑소의 화력은 멈추지 않았다. 기존 팬덤을 유지한 상태로 엑소의 대중성은 더 커졌다. 멤버들의 개별 활동, 특히 연기력을 입증 받은 덕분이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었고, 배우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 사이 방탄소년단은 국내를 기반으로 해외 팬덤을 폭발적으로 키웠다. 오히려 북미, 유럽에서는 방탄소년단을 향한 관심이 엑소보다 더 컸다. 이는 차트에서도 증명됐다. 미국 빌보드, 영국 UK차트에 진입하며 방탄소년단의 유명세가 확인됐다.
12월 피날레는 선배 빅뱅이 맡았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빅뱅은 올해 앨범 발매 대신 국내외 콘서트에 집중했다. 내년 멤버 탑의 군입대를 앞둔 빅뱅은 정규 3집 발매로 화려하게 완전체 활동을 마무리한다.
◆ 오빠가 돌아왔다…H.O.T.&젝키 여전히
‘1세대 아이돌’ H.O.T.와 젝스키스는 2016년에도 단연 최고로 뜨거운 오빠들이었다.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고, 관심을 끌어 모았다. 그 어떤 아이돌 후배에도 밀리지 않았다. 젝키의 컴백, 문희준의 결혼발표로 아이돌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무한도전’을 통해 재결합한 젝키는 멤버 고지용의 하차로 5인조 축소 컴백했다. 16년의 공백,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등의 이벤트가 맞물리며 신곡으로 음원차트 올킬 타이틀까지 얻어냈다. 회당 1만 규모의 단독 콘서트 개최로 위엄을 과시했다.
반면 데뷔 20주년을 맞은 H.O.T.는 컴백 대신 리더 문희준의 결혼소식이 대체됐다. 문희준은 내년 2월 크레용팝 멤버 소율과 결혼하겠다는 발표로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멤버 강타의 컴백, 토니안 예능출연 등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 아이돌 마의7년…지키기 어려운 약속
데뷔보다 아이돌 그룹 존속이 더 어렵다는 걸 실감케 했던 한해였다. 이른 바 ‘마의 7년’을 넘지 못한 그룹이 줄줄이 이어졌다. 소속사와의 전속 계약 만료는 곧 팀의 해체였다. 각 팬들의 바람과 달리 그룹은 분열됐고, 제 갈 길을 찾아 나섰다. 올해만 무려 일곱 팀이 깨졌다.
그 시작은 지난 1월 카라였다. 멤버 교체가 유난히 많았던 카라는 모두 흩어졌다. 4월 멤버 장현승의 탈퇴로 완전체를 깨트린 비스트. 10월 16일부로 비스트는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됐다. 축소된 5인조로 유지하겠다는 비스트, 하지만 각종 상표권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같은 달 멤버 공민지가 탈퇴한 투애니원은 3인조 컴백을 자신했지만, 11월 박봄마저 계약이 만료됐다. 더 이상 투애니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4월 멤버 지아가 떠난 미쓰에이도 사실상 해체로 풀이되고 있다. 멤버별 활동이 워낙 다른 탓이다. 멤버 수지는 솔로앨범에 전념하고 있다. 6월에는 포미닛이 해체했다. 멤버 현아만 당시 소속사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나머지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9월에는 시크릿이 멤버 한선화를 떠나보냈다. 세 멤버는 재계약하며 3인조 컴백을 약속해지만, 그 시기는 알 수 없다. 10월에는 레인보우가 해체됐다. 일곱 멤버 전원이 재계약에 실패하며 이후 활동은 개별적으로 진행된다.
◆ 힙합보다 발라드…신선해서 강했다
몇 년 전부터 힙합은 오디션 프로그램 덕분에 활황을 띠었다. 그건 올해도 적용됐다. 래퍼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이룬 곡들은 차트에서 여전히 선전한다. 비슷한 레퍼토리까 꾸준히 발매되는 이유다. 하지만 그 힙합 위세를 누른 장르가 있다. ‘신선한 발라드’가 그 역할을 해냈다.
올해는 낯선 이름의 발라더가 차트에서 강세를 보였다. 그룹 어반자카파의 차트 장악은 대중에게 반가웠다. 공연에 익숙했던 인디밴드 스탠딩에그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예상하지 못한 이들의 등장에 아이돌 그룹 신곡이 위축될 정도였다.
하반기에는 그 힘이 더 강해졌다. 올해 데뷔한 볼빨간사춘기는 막강 음원파워를 지닌 선배부터 팬덤 센 아이돌마저 제쳤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이었다. 게다가 ‘K팝스타’ 출신 정승환의 애절한 발라드까지 제대로 먹혔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YG엔터테인먼트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