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혹시 남편감이 없어서?”
막돼먹은 러브라인을 펼쳐가고 있는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5’를 위한 긴급 처방이다. 지난 10년간 주인공 ‘영애씨’를 웃기고 울린 男 5인방을 꼽아봤다. 그 어느 시즌도 지금처럼 억지스럽지는 않았다. ‘영애씨’와 진즉에 맺어졌어야 할 캐릭터로는 누가 있을까.
◇ ‘도련님’ 최원준
최원준은 시즌1을 빛낸 인물이다. ‘막영애’ 사상 최고의 꽃미남이기도 하다. 하지만 좋은 남자는 아니었다. 복잡한 가정사를 잊고 싶은 마음에 영애와 연애를 시작한 것. 처음에는 영애의 고백이 부담스럽다며 피하기 일쑤였다. 당연히 해피엔딩이 될 수 없었다. 집안 형편이 나아지자 정략결혼 상대를 만나 떠나버렸다.
◇ ‘선배’ 장동건
장동건(이해영)은 영애의 세 번째 남자친구다. 역시 시작이 불순했다. 9년간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실연의 슬픔을 달래고자 영애를 만난 것. 두 사람은 약혼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전 여자친구를 잊지 못한 상태였다. 한 달 동안 잠수를 타더니 갑작스럽게 파혼을 선언했다.
◇ ‘산초’ 김산호
김산호는 최초였다. 진심으로 영애가 좋아서 연애를 시작한 케이스. 초반에 그는 ‘외모지상주의자’였다. 시간이 지나며 영애의 인간성에 반하게 된 것. 이후 영애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그녀를 있는 그대로 아꼈다. 시청자가 사랑하는 유일한 남자 캐릭터인 이유가 이것. 그는 ‘고구마’가 아닌, ‘힐링’ 남친이었다. 김산호의 캐릭터 소화력 역시 타 캐릭터의 추종을 불허했다.
◇ ‘우유부단’ 이승준
얼마 전 영애와 헤어진 승준(이승준). 그야말로 우유부단 캐릭터의 정점이다. 수중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여자친구 부모님까지 팽개쳤다. 찌질남의 새 역사를 쓴 셈이다. 그런 그가 돌아왔다. 종영 2회만을 남겨두고 말이다. 영애를 넘어 시청자까지 ‘들었다 놨다’ 한숨 쉬게 한 승준. 그가 정말 영애의 남편일까.
◇ ‘동창’ 조동혁
승준에 비하면 양반이다. ‘상남자’ 캐릭터의 진수. 그러나 배려심이 깊은 탓일까. 산호만큼의 ‘직진 본능’도 없다. 지난 27일 방송에서는 승준에게 영애를 직접 보내주기도 했다.
‘막영애’는 tvN의 장수 드라마다. 주인공 ‘영애’를 둘러싼 일과 사랑을 그려내며 보통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덕분. 주변 인물들의 ‘막돼먹음’을 응징하는 영애의 행동에서는 카타르시스도 느껴졌다. 그만큼 영애는 친숙하고 능동적인 캐릭터였다.
어찌 된 일일까. 영애가 극단적으로 변했다. 특히 승준과의 지지부진한 애정전선은 기존 애청자들에게 뭇매를 맞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알던 영애의 모습이 아니었던 것. 다큐드라마는 어느새 미니시리즈로 둔갑하며,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게다가 현실성 없는 삼각 러브라인은, 옆집 언니 같던 영애를 판타지 속 주인공으로 기어코 바꿔놓았다. 이제는 ‘결혼’도 답이 아닐 듯하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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