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21개월의 공백.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충분히 긴 시간이다. 그동안 본업인 연기가 아닌 국방의 의무를 다한 스타들이 있다.
어쩌면 잊혀질 수도 있는 시간들. 또한 그 공백 동안 자신의 자리엔 대체할만한 새로운 배우들이 발굴되고 입지를 닦는다. 돌아올 곳이 줄어들 수도 있다. 특히 한 때 군 제대 후 돌아온 스타들의 작품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며, ‘군 징크스’까지 등장했다.
이 열악한 상황들을 뚫고 제대로 된 복귀식을 치른 스타들이 있다. 징크스를 깨고 좋은 선례를 남긴 스타들. TV리포트는 ‘군 복귀에 성공한 스타들’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위는 단연 송중기가 올랐다. 무려 57.894%의 표. 윤시윤, 유승호는 나란히 15.789%를 획득하며 공동 2위에 올랐다.
◆ 1위, ‘제대→연기대상’ 송중기
57.894%의 표로 1위에 오른 송중기는 제대를 하자마자 또 다시 연기를 위해 군복을 입었고 군→연예계 복귀에 좋은 예를 남겼다. 상승세 시기에 군입대를 한 송중기. 이 때문에 그의 제대를 기다리는 업계의 기다림은 컸다. 스타 작가들도 물론 포함이었다. 김은숙 작가는 군복무 중인 송중기에게 KBS2 ‘태양의 후예’ 출연 제안을 했고 그 역시 이에 응답했다. 군대에서 이뤄진 출연 성사다. 제대하자마자 대본 리딩에 참여하는 등 바로 활동에 나선 송중기. 그의 부지런함이 통했다. ‘태양의 후예’는 지상파 드라마 위기 상황에서도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입대 전 송중기는 미소년 느낌의 배우였다. MBC 드라마 ‘트리플’,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KBS2 ‘성균관 스캔들’, SBS ‘뿌리 깊은 나무’,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영화 ‘쌍화점’, ‘마음이2’, ‘늑대소년’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장르는 물론, 캐릭터까지 다양하게 도전하며 한발씩 성장했지만, 여전히 잘생긴 배우로 기억됐다.
하지만 입대 후 그의 입지는 달라졌다. 미소년에서 상남자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태양의 후예’는 그의 새 인생작이 됐을 정도. 관계자들은 “최근 현빈, 유승호 등이 제대 후 복귀작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데 비하면 단연 가장 성공을 거둔 스타. 군필 스타들 가운데 뿐만 아니라 20-30대 남자 배우들 가운데서도 독보적 성공을 거둬 단숨에 최고 한류 스타로 자리했다”, ” 전역 이후 100% 사전 제작 드라마인 탓에 공백은 좀 더 길어졌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대중(시청자)의 기대감이 상승했다. 작품 성적 또한 좋았고, 배우에게 ‘연말 대상’ 영예를 선사했다”, “‘태후’에서는 ‘군복입은 남자가 이렇게나 멋있다’는 걸 보여준 예시가 됐다. 뽀얀 피부에 왠지 아기 분 냄새 날 것 같은 보송보송한 이미지였던 송중기에게 ‘남자’ 느낌을 선사, 그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군 제대 후 바로 군인 역할 맡아 몰입도를 높였다. 앳된 소년에서 남자로 거듭났다”는 의견을 보이며 그의 복귀를 성공적으로 바라봤다.
KBS2 ‘태양의 후예’를 통해 연기 대상까지 거머쥔 송중기. 브라운관 접수 후 스크린으로 향했다. 영화 ‘군함도’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 “‘태양의 후예’ 이후 ‘군함도’까지 잘되면 스크린 브라운관 전천후 배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2위, 예능인+배우 윤시윤
윤시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복귀 성공 스타’다. 15.789%를 받으며 당당히 이름을 올린 윤시윤. 사실 그는 데뷔부터 꽃길이 펼쳐진 배우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데뷔, 시작부터 대중에게 제대로 자신을 각인시켰으며 이후 인생작인 KBS2 ‘제빵왕 김탁구’를 만났다. 당시 ‘제빵왕 김탁구’는 최고 시청률 49.3%를 찍으며 드라마 역사에 남을만한 기록을 세웠다. 25살 어린 나이에 이룬 쾌거였다. 이후에도 그는 MBC ‘나도, 꽃’, tvN ‘이웃집 꽃미남’, KBS2 ‘총리와 나’를 통해 꾸준히 도전했고 변화했다. ‘제빵왕 김탁구’에 비하면 시청률, 흥행은 부족했지만 연기력 만큼은 충분히 성장하며 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4년 해병대로 입대한 윤시윤. 그는 해병대로 입대한 이유에 대해 “원래 물을 무서워해서 극복하고 싶어서 해병대에 입대했다”고 말했다. 21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1월 27일 전역한 윤시윤. 그의 복귀는 의아한 구석이 있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예능에 출연하며,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 입대 전 작품만을 통해 자신을 알린 것과는 다른 행보다. KBS2 ‘1박 2일’ 막내로 합류하며 허당기 가득한 매력을 보여준 윤시윤. 이젠 ‘동구’라는 별명이 더 익숙할 정도다. 이후 JTBC ‘마녀보감’에서 허준을 연기하며 드라마에도 복귀한 윤시윤. 14살 연하 김새론과도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만능엔터테이너로서의 활약을 보여줬다.
드라마, 예능으로 여전한 존재감을 드러낸 윤시윤에 대해 관계자들은 “군 제대 후 복귀작 ‘마녀보감’ 호평을 받았고 ‘1박 2일’ 멤버로 합류해 착한 남자 동구로 호감 이미지가 상승했다”, “지적이면서도 선한 매력이 드러난다. 호감형 스타로 발돋움 했다”, “예능인으로 전세대에 이름을 알렸다”, “‘제빵왕 김탁구’ 이후 부진했던 차에 ‘1박2일’로 제대로 기회를 잡았다”, “장르를 불문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연기력 역시 뒷받침 되는 상황. 쉼 없이 도전하다보면 ‘제빵왕 김탁구’를 넘을만한 작품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 2위, 아역→남자 유승호
20살 어린 나이에 입대, 22살에 제대한 유승호. 그 역시 15.789%를 받으며 윤시윤과 나란히 2위에 올랐다. 2000년 8살 어린 나이로 데뷔한 아역스타인 만큼 늘 앳된 이미지가 따라다녔던 배우. 그는 현명하게 20살이 되자마자 군대로 떠나, 남자가 돼 돌아왔다. 특히 유승호는 조교로 복무했던 스타. 이지가부대에서 무섭기로 소문난 호랑이 조교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또 한번 화제가 됐다.
유승호는 데뷔작인 MBC ‘가시고기’부터 대중에 큰 인상을 남겼다. 그는 백혈병에 걸린 아들 정다움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가슴을 찡하게 울렸다. 이후 영화 ‘집으로’를 통해 아역 스타 굳히기에 나선 유승호는 KBS1 ‘불멸의 이순신’, KBS2 ‘부모님 전상서’, KBS2 ‘공부의 신’, 영화 ‘돈텔파파’, ‘마음이’,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활발히 활동했다. 마의 16세 역시 순탄히 넘기며 자연스럽게 성인 연기자로 한걸음 한걸음 성장한 유승호는 제대 후 180도 달라져 늠름한 남자가 됐다.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설문에 참여한 관계자들 역시 유승호에 대해 “연기는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 완성형 외모다”, “‘리멤버’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어린 이미지를 탈피하게 만든 작품. 전광렬과의 부자케미로 많은 감동과 슬픔을 준 동시에, 박민영과의 로맨스 또한 소화하며 한층 더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연기력은 이미 보장된 배우. 제대 후 성인 연기자로 완벽히 발돋움 한 것 같다”, “일찌감치 군대를 다녀왔기 때문에 앞으로 시간이 많다. 군 입대를 걱정하는 배우들과는 다른 상황. 20대 남자배우 기근 시대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DB, ‘태양의 후예’ ‘마녀보감’ ‘1박 2일’ ‘리멤버’ ‘봉이김선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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