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수십 년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난 인연. 배우 나한일과 정은숙이 지난 2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힘든 시기 다시 만나 사랑을 싹 틔운 두 사람. 오빠의 아이들을 키우며 지내온 정은숙은 장성한 아이들을 출가시키고, 어머니마저 여의었다. 홀로 남아 적적한 삶을 살고 있던 그는 나한일과 친한 영화감독의 전화 한 통에 40여년 만에 나한일을 보러 면회를 가게 됐다. 나한일은 당시 해외투자 사기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다.
정은숙은 헌신적으로 그의 옥바라지를 했고, 두 사람은 옥중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마쳤다. 때문에 이날 결혼식에서는 두 사람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축하가 쏟아졌다.
29일 TV리포트는 나한일 정은숙 부부의 본식 현장 사진을 입수했다. 공개된 사진 속 정은숙과 나한일은 행복한 표정으로 주례 말씀을 듣고 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정은숙은 세월을 비껴간 아름다운 외모로 시선을 끌고 있다. 나한일 역시 환갑이 넘은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동안 외모가 인상적이다. 차분하게, 또 경건하게 결혼식에 임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정은숙은 TV리포트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한일 씨를 몇십 년 만에 만났는데 더 안 된 모습으로 늙어 있는 걸 보니 가슴이 아팠다. 그가 ‘당신 생각이 많이 났다. 당신한테 잘못해서 이런 벌을 받나 보다’라고 하더라. 다른 남자를 알고 싶지도 않고, 제가 이 사람 성품은 아니까 얼마 남지 않은 인생 동안 옆에 있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결혼 결심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것도 내 운명이겠거니, 팔자겠거니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은숙은 결혼식 당일 심정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살면서 너무 많이 울어서 결혼식 날 만큼은 울지 말자 다짐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울면 안 될 것 같아 참았다”며 “하객들 앞에서 따뜻하게, 서로 의지하며 살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나한일은 1985년 MBC 특채 탤런트로 데뷔, 드라마 ‘무풍지대’, ‘야인시대’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한국해동검도협회를 설립해 총재를 맡고 있다.
정은숙은 1981년 MBC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 ‘수사반장’ 등에 출연했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이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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