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그룹을 알리기 위해서 멤버들은 각개전투한다. 그렇게 해서 누구든 얼굴을 알리고, 이름이 익숙해지면 된다. 수많은 그룹들 사이에서 낯선 그룹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그 개인이 홀로 유명해져서 팀을 버릴 수 있다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1일 그룹 와썹(WA$$UP) 소속사 마피아레코드 측은 멤버 나다의 탈퇴 소식을 전했다. 나다는 지난해 ‘언프리티 랩스타3’를 통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단박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덕분에 나다의 소속그룹 와썹도 새삼 관심을 받았다. 2013년 데뷔 후 줄곧 무명 설움을 견뎌야 했던 나다와 와썹에게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다. 나다는 와썹으로 그룹 대신 솔로활동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룹을 이끄는 주요 멤버 보다는 나홀로 노래와 무대를 채우는 주인공이 되길 바랐던 모양이다. 그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미 ‘언프리티 랩스타3’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나다는 더 이상 그룹의 일원이 되기 싫었던 거다.
동시에 나다는 수익에 대해 불만도 품었다. 자신의 유명세에 비해 돈을 벌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터. 나다는 소속사 마피아레코드를 상대로 정산에 대한 내용 증명 및 전속계약해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자 와썹 측은 황당했다. 와썹을 떠나겠다는 나다의 결심에 다른 멤버들도, 회사도 그랬다. 결국 와썹과 나다는 갈라서기로 했다. 아름다운 이별은 절대로 될 수 없다. 법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가족이 아닌 원수가 될 판이다.
연예인으로 데뷔한 후 많은 이들이 예상치 못한 갈등과 법적 다툼을 벌인다. 갑자기 인기를 얻고, 외부 노출이 많아지면 이런 위기와 맞닥뜨린다. 힘들었던 시기가 길면 길수록 더 그렇다. 숱하게 쏟아지는 러브콜이 온전히 자신이 혼자 얻은 부와 명예라고 느끼기 때문에 그렇다.
무엇보다 많은 아이돌 그룹은 돈을 버는 그 순간부터 모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데뷔 전후로 투입된 제반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회사가 먼저 지불했을 뿐, 멤버들이 함께 부담해야 할 돈을 외면하려고 든다. 이 때부터 회사와 대화를 거부하고, 자꾸 겉돈다. 하필 그때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상도의를 무시하는 제작자와 손을 잡는다. 그 다음 행보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너무 뻔한 새드엔딩이라서.
나다가 이들과 반드시 같은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나다는 소속사 측에 매출 정산을 독촉했고, 솔로활동을 요구했으며, 독단적으로 활동했다. 혼자 돈을 벌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마피아레코드 측은 표준전속계약서 근거로 나다를 이해시키려 했고, 나다는 내용증명 발송을 맞섰다. 그리고 다시 나다는 전속계약해지 가처분신청을 보냈고, 소속사 측은 나다에 대해 출연금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정황만 따져본다면 나다는 개인의 이득만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룹 및 회사의 존속 대신 본인만의 성공과 수입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나다와 소속사 간의 또 다른 갈등, 혹은 아직 외부에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추가로 폭로될 수도 있다.
다만 그룹을 위해 멤버 인지도에 열을 높이고 있는 회사들이 비슷한 상처를 또 안게 될까 우려된다. 그룹만 이런 사고를 당하는 것도 아니다. 가수, 배우, 개그맨, 영역이 따로 구분된 것도 아니다. 대박을 꿈꾸며 연예인으로 데뷔하는 이들에게 돈보다 더 큰 그림을 좇길 바란다고 하면, 너무 허황된 걸까.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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