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설 대목보다 치열한 2월이다. 1월 충무로가 ‘공조’와 ‘더 킹’의 쌍끌이 천하였다면, 2월은 배우도, 소재도, 제작비도 센 한국영화들이 대거 개봉한다. 치열한 설 극장가를 피하다 보니 2월 대진표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 “동막골 상상력에 B급 유머”…’조작된 도시’
‘조작된 도시’는 단 3분 16초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치는 영화다. ‘웰컴 투 동막골’로 800만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박광현 감독의 12년 만의 연출 복귀작이다. 제작비는 약 100억 원 규모.
만화적 상상력과 게임을 보는 듯한 영상미가 흥미롭다. 큰 기대 없이 봤다가 의외의 재미를 안고 돌아갈 작품. ‘앤트맨’, ‘데드풀’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해진 B급 정서와 유머도 타율이 높다.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김민교, 오정세, 김기천 등 신선한 캐스팅 조합도 눈길을 끈다. 2월 9일 개봉.
#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실화”…’재심’
‘재심’은 16년 전 전북 익산의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에서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10년 간 옥살이를 하게 된 소년의 누명을 벗겨 주기 위해 긴 싸움을 시작한 한 변호사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2000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전북 익산의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 사건을 소재로 다룬 영화다. ‘도가니’, ‘부러진 화살’, ‘변호인’을 잇는 부조리한 대한민국을 고발하는 작품.
영화는 사건 자체보다, 재심 확정을 위한 변호사와 소년의 고군분투와 두 사람의 끈끈한 인간적 교류에 방점을 찍었다. 사건의 주인공 현우(강하늘)와 변호사 면허증 하나만 믿고 살아온 변호사 준영(정우)가 서로를 만나 변해가는 과정이 뭉근한 감동과 유머를 안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산재 피해자 실화를 다룬 ‘또 하나의 약속'(14)을 연출한 김태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월 16일 개봉.
# “한국판 인셉션 탄생”…’루시드 드림’
‘루시드 드림’은 대기업 비리 전문 기자 대호(고수)가 3년 전 계획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과거의 기록으로 가 범인의 단서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영화 ‘최초로 스스로 자각한 채 꿈을 꾸는 현상’인 자각몽(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다.
이번 작품은 공유명, 디스맨, RC 등 루시드 드림의 다양한 특성을 SF 장르 안에 녹여낼 전망. 특히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나의 꿈을 꾸는 공유몽, 꿈과 현실을 오가는 스토리가 얼마큼 스타일리시하고 색다른 액션으로 펼쳐질지 뜨거운 관심사다. 2월 22일 개봉.
# “이병헌의 미친연기와 반전”…’싱글라이더’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탄탄한 구조로 설계된 서스펜스 드라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출신의 이주영 감독의 장편상업영화 입봉작이다.
무엇보다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을 잇는 이병헌의 감성 연기가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이병헌은 엘리트 투자증권 지점장 강재훈 역을 맡는다. 강재훈은 책임감, 리더십과 함께 슬픔과 분노가 공존하는 인물이다. 2월 22일 개봉.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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