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 배우 남궁민과 윤균상이 ‘SBS의 아들’에서 ‘역적’이 된 점이 눈길을 끈다.
KBS2 ‘김과장’과 MBC ‘역적’. 두 드라마 모두 호평 속에 시청률이 상승 중이다. 그 가운데, 드라마의 주인공 남궁민과 윤균상의 묘한 행보가 눈길을 끈다.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흥행을 일으키며 ‘흥행제조기’가 된 두 사람. 그동안 SBS 드라마에 출연하다가 다른 방송국으로 옮겨 갔는데, 인기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연기를 잘 하고, 드라마를 보는 안목이 뛰어난 두 사람을 어찌 탓하랴.
먼저, 남궁민은 2015년 SBS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이중인격 사이코패스 역을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어 남궁민은 인생작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마났다. 절대 악인 재벌 2세 남규만 역을 소름돋는 연기로 그려냈다. ‘리멤버’는 남궁민의 드라마가 됐고, 그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어 남궁민은 SBS ‘미녀 공심이’의 남자 주인공 역을 맡았다. 드라마가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아니지만, 소소한 호평을 받았다. 남궁민과 민아의 케미스트리가 좋은, 힐링 로코였다는 평이다.
세 번 연속 SBS 작품을 하면서 치트키가 된 남궁민. 그의 차기작도 SBS가 될까 관심이 고조됐다. 남궁민의 선택은 KBS2 ‘김과장’이었다.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
사이다 캐릭터를 맡은 남궁민의 열연이 돋보인다. 남궁민은 코믹스러우면서도 정의로운 김성룡의 매력을 120% 이끌어냈다. 남궁민의 매직 덕분일까. 최약체로 평가되던 ‘김과장’은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이 상승하더니, SBS ‘사임당’을 꺾고 수,목 드라마 1위로 올라섰다. 때문에 SBS 입장에서는 남궁민이 미울 수 밖에 없을 것.
윤균상이야말로, 진정한 SBS의 아들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SBS ‘신의’로 데뷔한 윤균상. 그는 2014년 SBS ‘피노키오’에서 극중 이종석의 형인 기재명 역을 맡으며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윤균상은 SBS ‘너를 사랑한 시간’으로 서브 주연으로 올라섰다. 윤균상의 SBS에서의 열일은 계속됐다.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무휼 역으로 호평을 받은 그는, 곧바로 SBS ‘닥터스’에 출연했다. 외모도 귀여워지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윤균상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대지마 심장아”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윤균상도 ‘닥터스’ 제작발표회에서 “SBS 사원이냐는 말도 나오는데 사원증을 줘도 되지 않나 생각한다. 연금을 노리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 윤균상은 최초로 SBS를 벗어났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월화 드라마 ‘역적’에서 주인공 홍길동 역을 맡았다. ‘역적’은 오랜만에 보는 정통 사극으로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김상중과 윤균상의 아역 이로운의 열연으로 인기를 끌었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첫 회 8.9%에서 12.3%로 시청률이 상승했다.
‘역적’의 흥행은 SBS ‘피고인’을 긴장케 하고 있다. 지성 주연의 ‘피고인’ 역시 호평 속에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 윤균상은 오는 13일 방송되는 5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4회 말미 잠깐 등장한 그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홍길동 그자체였다. 그의 사극 연기는 이미 ‘육룡이 나르샤’로 입증됐기 때문에 연기적인 걱정은 없다. 다만, 중요한 시기에 등장하는 만큼,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제 진짜 윤균상과 SBS의 싸움이다. 그는 진짜 역적이 되고 말까.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K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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